[기자수첩]기업오너 3세들, SNS시대에 살아남는 법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8.04.2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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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대한항공 (20,800원 ▲200 +0.97%)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태의 발단은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블라인드)부터였다.

이달 초부터 관련 제보들이 하나둘씩 올라오더니 SNS(소셜네트워크)상에 순식간에 퍼졌다. 언론이 사실상 이 무수한 익명 목소리들의 '취재 지휘'까지 받을 정도다.



공교롭게 2016년 말 이 항공사 기내 비즈니스석에서 '주취 난동'을 부리다 구속된 한 중견기업 3세도 동승자가 스마트폰으로 현장 동영상을 SNS상에 올리며 '글로벌 망신'을 사야 했다.

두 회사는 이들로 인해 이미지 실추는 물론, 매출이나 시가총액 등 지표상의 손실도 입어야 했다.



문제는 요즘 잊을만하면 기업 오너 3세들이 튀어나와 '사회면'을 장식한다는 점이다.

과거엔 은둔형 경영자들이 그들의 요새 안에서 갑질을 하더라도 외부에 알려지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젠 사회 전반의 의식 수준이 높아진 데다, SNS 발달로 창구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그 확산성은 무서울 정도다. 사실 근본적으로 SNS 시대 전후로 달라질 건 없다.


교과서 같지만, 올바른 기업 윤리를 갖추고 법과 원칙에 따른 투명 경영을 해왔다면 어디를 가도 떳떳하다.

한 경영대 교수는 "해외유학도 좋지만, 인성 교육과 역사 교육이 먼저"라고 쓴소리했다.

해방 이후 창업주와 2세 경영인들이 밑바닥부터 개척해 온 성과물을 자신의 능력과 동일시하는 착각·특권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한국 특유의 1970~90년대 정부주도형 산업화 과정에서 '국민의 힘' 없인 성장이 불가능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시대 정신이 바뀌었다. 리더십과 경영 능력이 미달된다고 판단되면 차라리 '은둔의 대주주'로만 조용히 남아있는 게 스스로나 기업·사회 모두를 위해 더 이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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