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등 운용사 아닌 신뢰감 1등 운용사 만들 것"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8.04.22 15:28
글자크기

[인터뷰]고숭철 NH-Amundi자산운용 주식부문 CIO

"
고숭철 NH-Amundi자산운용 주식부문 신임 CIO고숭철 NH-Amundi자산운용 주식부문 신임 CIO


당장의 수익률보단 책임감이 우선이다." 고숭철 NH-Amundi자산운용 주식부문 신임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출근과 동시에 직원들에게 '책임감과 신뢰 회복'을 지시했다.

고 상무는 "가시적인 수익률이 1등이라고 해서 고객이 찾아오지 않는다"며 "언제나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운용사라는 믿음이 고객과 회사를 연결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상무는 지난 2일 NH아문디자산운용 신임 CIO로 선임됐다. 1995년 조흥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에 입사한 후 23년간 주식운용 업무를 해온 투자 전문가다. 우리CS자산운용, 신협중앙회, 사학연금 주식운용팀장 등을 거쳤다.

고 상무는 "NH아문디는 이미 인력·시스템 면에서 훌륭한 회사"라며 "직원의 일에 많이 간섭하는 CIO가 되기보다는 개개인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데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고 상무는 자신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공모펀드 시장의 신뢰 회복을 꼽았다.그는 "일반적인 운용사는 펀드 수익률을 최종 목표로 두고 운용하지만 연금은 장기간 믿고 가져갈 수 있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1순위"라며 "이 같은 운용전략을 주식형 펀드에도 적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도한 수익률 경쟁과 잦은 이직 등 운용업계의 잘못된 문화 탓에 투자자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임기 동안 이 같은 관행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고객 신뢰를 되찾기 위한 뿌리를 갖추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객 중심의 운용 서비스를 위한 운용 능력과 리서치 역량 보강 등 내부 정비도 나섰다.

또 다른 목표는 '두다리 뻗고잘 수 있는 펀드'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시기마다 유행하는 펀드가 있어 수익률 경쟁이 치열한데 주가가 빠질 때마다 펀드 수익률도 다 같이 빠져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컸다"며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펀드, 단기간 흔들려도 마음 편안 펀드를 NH아문디의 대표 펀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자산운용과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고 상무는 "그들의 선진화된 프로세스를 받아들이고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며 "과거 우리CS자산운용에 있던 경험을 살려 협력 관계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이 예상되는 펀드로는 '배당주 펀드'와 'SRI(사회책임투자) 펀드'를 꼽았다. 고 상무는 "기업 성적과 주가는 대부분 같이 간다"며 "우리 기업의 체력이 올라오는 상황에서 유보금도 많이 쌓여있는데 이런 식이라면 '배당주'나 사회책임펀드 등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아문디자산운용이 SRI 투자에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회사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한국의 SRI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바람도 내보였다.

타사 대비 부진했던 ETF(상장지수펀드)도 강화할 계획이다. NH아문디 자산운용은 지난달 KOSPI200 지수를 추종하는 'HANARO 200 ETF';를 출시했다. 고 상무는 "KRX300 지수, 코스닥 지수 등을 추종하는 ETF는 물론 섹터 ETF로도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아문디가 가지고 있는 135종의 글로벌 섹터 ETF도 접목해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