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협정 검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송선옥 기자 2018.04.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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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靑 "'종전' 아니더라도 평화 체제 합의 검토"…떠난 외국인 자금 매수 전환 기대

남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가량 앞둔 가운데 남북 '평화체제 구축’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코스피가 상승으로 화답했다.

코스피 지수는 18일 전일대비 26.21포인트(1.07%) 오른 2479.98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모처럼 현선물 순매수를 기록한 것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492억원 순매수했으며 지수선물 시장에서 4303계약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거 상승했다. 삼성전자 (81,500원 ▼100 -0.12%)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에 2.76% 올랐으며 SK하이닉스 (236,500원 0.00%)가 2분기 사상최대 실적 달성 전망에 2.17% 상승했다. POSCO (363,000원 ▲3,500 +0.97%)가 4.35% 강세를 보였고 LG화학, 아모레퍼시픽 등 업종 대표주가 대거 올랐다.

남북 경협 기대감에 건설 시멘트 등 남북 경협주들이 급등했다. 현대건설 (32,050원 ▲350 +1.10%)이 9.12% 올랐으며 현대시멘트가 14.79% 상승마감했다. 대표적인 남북 경협주인 현대엘리베이 (44,250원 ▲1,050 +2.43%)터와 에머슨퍼시픽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남북 평화협정 검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외인, 바이 코리아 나설까=시장 전문가들은 남북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해 직접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1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삼성전자 등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실적 하향조정 추세가 진정된 상황에서 외국인이 ‘셀 코리아’를 접고 ‘바이 코리아’에 나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는 "아직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긴 이르지만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이날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는 것도 트럼프의 '남북 종전'발언과 미국 증시 급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또한 “최소한 전쟁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일정 부분 해소할 것”이라며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북 종전 선언, 즉 남북한 평화체제 구축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1953년 정전 협정 체결 이후 65여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비정상적인 휴전체제를 깨고 평화체제가 논의된다는 것으로 한국의 주요한 투자 위험 요소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면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경협 확대는 향후 중국,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고려한 직접 투자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투자 부진에 따른 성장 잠재력 약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종전 선언이 한국증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반등이 나오는 시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2월부터 지속된 외국인 매도가 지금을 기점으로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코스피 대표주의 저평가 매력이 돋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POSCO 한국전력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원화 추가강세 부담=다만 남북 화해 무드로 원화 강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주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환율 하락 국면 당시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원을 순매도했는데 이중 환율에 민감한 IT 업종에서만 6조1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남북 평화협정이 투자자 모두 오랫동안 기다려온 호재이지만 후속 이벤트가 전개되지 않는다면 단기 호재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반도 종전 선언 가능성에 따른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여부는 기업의 투자활동을 위축할 수 있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채원 대표도 “단기적으로 경제 전반에 긍정적이나 추가 진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통일비용 등에 대한 우려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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