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은 北정상국가화 행보…南시각 변화필요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18.04.17 18:11
글자크기

프레스센터에서 남북협상 70주년 기념 학술회의 열려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협상 70주년 기념 학술회의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협상 70주년 기념 학술회의


4월27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정상국가로의 지향을 드러낸 것인 만큼 남측도 북한에 대한 호칭 고민 등을 통해 일정부분 호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신철 성균관대 연구교수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협상 70주년 기념 학술회의 ‘북한에서 보는 남북협상과 남북관계 개선전망’ 주제발표를 통해 “동북아 평화질서의 선도자가 될 기회가 주어진 만큼 의미있는 정상회담의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각을 먼저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김정은정권 출범 이후의 북의 이미지는 무자비한 숙청, 핵에 광분한 전쟁광 등이 대표적인데 이같은 점들을 다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 숙청은 부패척결과 정권의 세대교체라는 성격이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당 간부들의 연소화는 김정은과 김여정의 스위스 유학 경험과 맞물려 개혁개방 정책에 대한 지지층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또 김여정의 남한 파견이나 이설주의 정상회담 동행 등은 정상국가로의 지향성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군대인 조선인민군 창건일을 2월8일로 되돌려 놓은 것은 유격대 창건일이 아닌 정규군의 창건을 기념하는 것으로 정상국가로의 지향을 표상하고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최근 한반도의 주변 정세는 1980년대 이후의 냉전해체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세계사적 변화의 마침표가 될 수 있다며 70여년 전 남북협상의 실패에서 알 수 있듯 통일정부 수립의 마지막 시도마저 성공시키지 못 했던 아픈 역사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협상은 통일정부를 희망했던 김구와 김규식이 1948년 4월 평양으로 이동해 북한의 김일성, 김두봉 등과 벌인 일련의 회담이다.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이밖에 박태균 서울대 교수가 1945년 전후 미군정 요원이었던 버치 중위가 작성한 문서를 바탕으로 김규식의 행동을 조명하는 내용의 주제 발표를 했다.


박 교수는 중도좌파 여운형과 함께 좌우합작위원회를 주도했던 중도우파 김규식의 정치적 입지에 대해 "김규식은 남북 지도자 회담을 통해 단독정부 수립의 연기나 포기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며 그에게 남북협상은 외세의 개입 없이 시작된 첫 번째 정치적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