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후배 이끄는 선순환 창업생태계 만들 것"[혁신벤처요람]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8.05.09 04:29
글자크기

[혁신벤처요람 '액셀러레이터'-<3>프라이머]②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액셀러레이팅의 핵심은 멘토링"

편집자주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클라우드서비스 드롭박스, 지불결제서비스 스트라이프.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창업 2~3년 만에 몸값 1조원이 넘는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들 기업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배출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이다. 국내에도 와이콤비네이터처럼 창업자금부터 사무공간, 시제품 개발, 마케팅,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스타트업의 성장에 '액셀'을 달아주는 액셀러레이터가 있다. 한국형 혁신창업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공공·민간부문의 대표 액셀러레이터들을 소개한다.

"선배가 후배 이끄는 선순환 창업생태계 만들 것"[혁신벤처요람]


“프라이머 액셀러레이팅의 핵심은 멘토링에 있습니다. 프라이머의 파트너(멘토)들은 창업자의 첫 사업계획을 분석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방향으로 새롭게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아이디어도 좋고 창업자에게 재능과 열정이 있어도 사업이 실패하는 건 방향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히려 평범한 아이디어도 사업의 방향만 잘 잡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권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사업 초기 멘토링이 필요한 건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상식적이고 본능적인 생각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본능을 거스르는 건 괴로운 일이지만 일반적인 생각과 일치하면 멘토링이 왜 필요하겠냐”고 반문했다.

"선배가 후배 이끄는 선순환 창업생태계 만들 것"[혁신벤처요람]
프라이머는 2010년 1월 설립된 국내 최초 액셀러레이터다. 성공한 선배 창업가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공을 돕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만큼 프라이머가 다른 액셀러레이터와 차별화된 강점은 ‘멘토’다.



권 대표는 “프라이머는 단순 투자자가 아닌 공동창업자며 파트너들은 사외이사가 아닌 사외 CEO(최고경영자)”라며 “창업해서 최소 5년 이상 사업을 일궈보고 수백억 원의 엑시트(자금회수)를 해본 사람들만 파트너가 될 수 있고, 멘토링은 이러한 파트너들이 직접 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초기 파트너인 5명의 경력은 화려하다. 권 대표 외에 벤처업계에서 성공한 창업자로 손꼽히는 이재웅(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택경(다음커뮤니케이션 CTO) 장병규(블루홀 창업자·네오위즈 공동창업자) 송영길(엔컴퓨팅 창업자·이머신즈 공동창업자)이 직접 멘토를 한다.

벤처캐피탈 등 투자업계에서도 프라이머의 파트너로 합류하고 싶어 수없이 문을 두드렸지만 원칙상 거절했다고 권 대표는 밝혔다. 그는 “창업은 달의 뒷면을 보는 것과 같다”며 “창업을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게 많기 때문에 창업을 해본 사람이 멘토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가 눈여겨보는 창업자는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직장이 최고의 창업사관학교라고 생각한다”며 “회사 업무든 개인 취미든 5년쯤 몰입해서 열심히 하면 창업을 해도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프라이머가 멘토링을 하는 창업팀은 총 149개팀이며 권 대표가 멘토를 맡은 곳은 50여개팀이다. 이중 숙박 O2O(온&오프 연계)서비스 ‘데일리호텔’과 패션앱 ‘스타일쉐어’의 기업가치가 1000억원 내외로 상승했다.



권 대표는 “1000억원대 회사를 현재 2개에서 10년 이내에 20개로 늘리는 게 목표”라며 “이들이 나중에 프라이머의 멘토가 되는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유경 기자/사진=김유경 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