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선두권을 살펴보자면 각 팀 색깔이 뚜렷하다. SK는 강력한 1·2·3선발과 장타력으로 무장했다. 수비와 불펜이 불안하다. 최근 상승세인 한화는 잘 짜여진 야수진에 불펜 성적이 좋다. 대신 선발이 약하다.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5연승을 달린 LG는 역시 투수의 팀이다. 타선의 기복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
연승 뒤에는 연패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른바 연승 후유증이다. 필승 계투진 피로 누적이라든지, 타격감 침체라든지 하는 것들이다. 두산은 8연승이 끊기고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접전 끝에 넥센에 6-7로 졌다. 하지만 다음 날 3-2로 이겼다. 없는 살림으로 꾸역꾸역 연승을 이어온 팀은 이렇게 이길 수 없다. 힘이 있는 팀이다.
김태형 감독이 경기 도중 주전 포수 양의지를 불러다 놓고 주의를 주는 장면이 떠올랐다. 평소 김태형 감독은 웃는 표정이지만 누구보다 강성이다. 그 리더십 속에서 누구 하나 튀어나가는 선수가 없다. 두산은 선수 하나에 얽매이지 않는 야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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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이 전체적으로 끈끈하게 엮여있다. 단지 인간적인 유대감이 아닌 선수와 팀으로서의 끈끈함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두산은 주전이라 불릴만한 선수가 빠지고 대체 선수가 들어오면 더 활기차 보인다. 백업 멤버들이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드디어 나갈 차례가 왔구나'라는 마음으로 뛰는 것이 느껴진다.
화수분 야구라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선수가 2군에서 올라와도 적재적소에 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에 휘둘리지 않는다.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한다. 이런 분위기가 팀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