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버티기'에 웃는 야당…속타는 여당(종합)

머니투데이 김민우 안재용 기자 2018.04.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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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국당, 추가의혹 제기…민주당 일각에서 사퇴 목소리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19대 국회의원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대한 정치권 공방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어보면 여당은 야당공세를 방어하면서도 내심 우려하는 모양새고 한국당은 청와대와 여당의 '김 원장 지키기'에 내심 웃는 분위기다.

◇한국당, 추가의혹 제기…정의당까지 '사퇴'압박 가세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말 더미래연구소에 5000만원을 후원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고 김 원장이 이를 알고도 후원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 원장을 뇌물·직권남용·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국정조사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국당 등 야당은 김 원장은 한국거래소(KRX),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점, 19대 국회 임기 종료일을 열흘 남겨두고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점 등을 지적한 바있다.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마저 김 원장 사퇴압박에 동참했다. 정의당은 이날 김 원장에 대해 자진사퇴를 촉구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이 야당의 악의적인 공세라는 입장이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김 원장을) 금감원장에 임명했던 배경은 이 사람이 개혁을 잘 할 것이라는 추진의지를 높게 산 것으로 갑자기 입장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티는 여당에 속으로 웃는 야당 = 여야가 김 원장 사퇴를 두고 극명하게 대립하는 모양새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면 한국당은 청와대와 여당의 '김 원장 지키기'에 내심 웃는 분위기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김 원장은 이미 결격사유다. 김 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추가의혹은 증거가 나오는대로 지속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라면서도 "여당이 막무가내로 김기식 지키기에 나서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의원은 "여론이 돌아선 상황에서 여당이 버틸 수록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조언을 주변에서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tbs 의뢰로 성인 남녀 500명에게 김 원장의 거취 문제를 물은 결과 응답자 50.5%가 사퇴에 '부적절한 행위가 분명하므로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벌개혁에 적합하므로 사퇴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17.1%포인트 적은 33.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16.1%로 나타났다.

김 원장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줬다. 문 대통령 취임 49주차(4월2주차) 주중 지지율이 전 주 주간집계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66.2%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도 전 주 대비 1.9%포인트(오차범위 이내) 하락한 49.2%로 내려갔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김 원장의 '버티기'와 청와대의 '김기식 지키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적폐청산의 목적은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정책과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는 데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여당이 잘못된 관행을 옹호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며 "이제껏 쌓아온 적폐청산의 정당성이 무너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자진사퇴를 고려해야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금유개혁과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서다. 전일 한 언론 카메라에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장 문제 심각합니다. 청와대에'라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금융개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건 맞지만 일이 이렇게 되서야 개혁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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