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당, 추가의혹 제기…정의당까지 '사퇴'압박 가세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말 더미래연구소에 5000만원을 후원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고 김 원장이 이를 알고도 후원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마저 김 원장 사퇴압박에 동참했다. 정의당은 이날 김 원장에 대해 자진사퇴를 촉구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버티는 여당에 속으로 웃는 야당 = 여야가 김 원장 사퇴를 두고 극명하게 대립하는 모양새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면 한국당은 청와대와 여당의 '김 원장 지키기'에 내심 웃는 분위기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김 원장은 이미 결격사유다. 김 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추가의혹은 증거가 나오는대로 지속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라면서도 "여당이 막무가내로 김기식 지키기에 나서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의원은 "여론이 돌아선 상황에서 여당이 버틸 수록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조언을 주변에서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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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tbs 의뢰로 성인 남녀 500명에게 김 원장의 거취 문제를 물은 결과 응답자 50.5%가 사퇴에 '부적절한 행위가 분명하므로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벌개혁에 적합하므로 사퇴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17.1%포인트 적은 33.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16.1%로 나타났다.
김 원장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줬다. 문 대통령 취임 49주차(4월2주차) 주중 지지율이 전 주 주간집계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66.2%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도 전 주 대비 1.9%포인트(오차범위 이내) 하락한 49.2%로 내려갔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김 원장의 '버티기'와 청와대의 '김기식 지키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적폐청산의 목적은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정책과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는 데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여당이 잘못된 관행을 옹호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며 "이제껏 쌓아온 적폐청산의 정당성이 무너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자진사퇴를 고려해야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금유개혁과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서다. 전일 한 언론 카메라에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장 문제 심각합니다. 청와대에'라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금융개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건 맞지만 일이 이렇게 되서야 개혁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