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슈퍼사이클 왔다…'IT 최선호주'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4.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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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업황 부진 상쇄한 MLCC 대호황..."올해 영업익 100% 넘게 증가할 것"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대호황에 삼성전기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필적하는 MLCC 호황이 장기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다퉈 목표가 상향에 나섰다.

삼성전기, MLCC 슈퍼사이클 왔다…'IT 최선호주'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기 (146,200원 ▲1,700 +1.18%)는 장중 11만6000원의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뒤 전일대비 7500원(6.94%) 오른 11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초 애플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일부 조정이 나타났지만 시장이 MLCC 호황을 확인하면서 주가 상승세가 재개됐다.



MLCC란 스마트폰을 비롯한 가전제품의 필수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전기제품에 쓰이는 콘덴서의 한 종류로 금속판 사이에 전기를 유도하는 물질을 넣어 전기를 저장했다 필요에 따라 회로에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전기차 등은 대량의 MLCC를 필요로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MLCC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필적하는 호황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애플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도 고가 MLCC를 앞다퉈 채용하면서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G 통신 도입으로 MLCC 수요 상승 사이클은 2019년에도 이어지고 차량용 MLCC 상승 트렌드는 향후 5~10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D램 슈퍼사이클보다 긴 호황 사이클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기에서 MLCC를 생산하는 컴포넌트사업부는 영업이익 기여도가 94%(매출 기여도는 30%)에 달하고 있다. MLCC 시장은 글로벌 1위인 무라타를 비롯해 TDK, Yageo 등과 함께 삼성전기가 글로벌 과점 시장을 형성 중이다. 최근 무라타의 차량용 MLCC 시장 진출로 경쟁사들이 IT에서 차량 쪽으로 투자를 전환 중이어서 IT 분야에선 삼성전기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 무라타의 전장 시장 투자는 삼성전기 주가 상승에 날개를 달아줬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용 MLCC 산업은 스펙의 고사양화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가격이 상승하는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MLCC가 필요한 산업도 빠르게 커지고 있어 호황은 당분간 지속되겠다"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3062억원을 기록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6615억원으로 전년비 100%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617억원에서 올해는 4282억원으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적 호조 전망에 4월 들어서만 KB증권과 삼성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삼성전기의 목표가 상향에 나섰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을 뛰어넘는 7611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다른 부품 사업부의 리스크를 MLCC가 모두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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