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기범 기자
“바꿔 말하면 평생 제 노래 들으며 살아온 사람에게 실망을 주는 무대라면 정말 두려울 것 같아요. 저한테 배신당하는 느낌이 들지 않겠어요? 허락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는 “나에게 주는 어떤 최고의 호칭도, 50주년이라는 기념도 모두 부담스럽다”며 “다만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사랑받은 게 무척 행복하고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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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해결책은 딱 한 가지였어요. 지금의 15세가 절 기억하면 50, 60년 더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려면 ‘옛날 가수가 이런 음악도 하네’같은 느낌을 줄 필요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도 매일 유튜브로 미국 빌보드에 오른 최신 음악을 쉬지 않고 들어요. 누가 ‘꼰대’라고 하면 그냥 받아들이고, 나이 물으면 내일모레 70세라고 대답하죠. 나의 세월을 거부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시대에 맞게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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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을 이끄는 아이돌 그룹에 대해 조용필은 “빅뱅, 방탄소년단, 엑소 등의 공연을 유튜브로 본다”며 “댄스 위주의 가수들이라도 그들이 유명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와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바운스’가 수록된 19집 성공으로 20집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하자, “20집은 꼭 내야 하는 음반이지만, 어떤 일을 동시에 하는 성격이 못 돼 올해 안에 새 음반은 못 볼 것 같다”며 “6, 7곡 정도 만들었지만, 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최근 평양 공연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조용필은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잘 먹지도 못하고 무대에 나갔을 땐 어지러웠다”며 “그래서 스스로 자책을 많이 했지만, 최악의 상태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관객들의 속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경험을 통해 조금씩 바뀌는 거니까 우리 음악을 들려준 이번 기회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5세 때 하모니카 소리를 통해 음악을 처음 접한 조용필은 축음기와 라디오, 아마추어 밴드를 거칠 때까지 음악을 ‘취미’로만 여겼다. 그러다 미 8군에서 기타 치고 노래하면서 음악에 깊이 빠져들었다.
조용필은 “음악을 한번 연구하기 시작하니 끊임없이 이어졌다”며 “하면 할수록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고 이에 충격을 받으면서 음악은 죽을 때까지 배우다 끝나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