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체 26개(대표펀드 4개) 통일 펀드의 총 설정액은 615억원 수준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한 연초 이후에도 통일펀드에선 201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유입된 금액은 1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통일 펀드는 2014년 박근혜 정부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출시됐다. 당시 신영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에서 상품을 선보였지만 지난해 11월 '교보악사우리겨레통일'은 출시 3년만에 청산됐다.
이에 통일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30(채혼)'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플러스' 등 3개만 남게 됐다.
통일펀드가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지 못한 것은 지난 수년간 남북 관계 경색으로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와 비교해 포트폴리오 상 차별화된 부분이 없었던 탓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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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 역시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가 15% 비중으로 담겼고, 현대차 SK 이마트 POSCO 등을 2%대로 가지고 있다. 해당 펀드 수익률도 △연초 이후 -1.43% △1년 13.8% △2년 24.1% 등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영자산운용은 남북 관계가 전환 국면을 맞은 만큼 펀드 포트폴리오를 SOC(사회간접자본), 운송·교통, 산업재 등 실질적인 남북경협주로 재정비해 차별화할 방침이다. 다만 개성공단에 공장을 둔 중소형주가 아닌 업종 대표주들로 채울 계획이다.
허남권 대표는 "그동안에는 남북 경협주가 통일펀드 취지에는 맞아도 투자자 수익에 기여 하지 못해 담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한반도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른 만큼 남북 경협주 비중을 높여 다른 펀드와 차별화할 생각이다. 이들 종목 주가가 바닥권에 형성돼 있던 것도 기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