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홍준표 '20년 사랑' 원조부촌 '아시아선수촌'...시세상승 고고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8.04.09 03:40
글자크기

[재'택'크]압구정 현대·서초 삼풍과 함께 고급 아파트 대명사

편집자주 다른 동네 집값은 다 오르는데 왜 우리 집만 그대로일까. 집은 편안한 안식처이자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다. 생활하기 편하고 향후 가치가 상승할 곳에 장만하는게 좋다. 개별 아파트 단지의 특성과 연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재택(宅)크'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를 분석해 '똘똘한 한 채' 투자 전략을 도울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경. /사진=김지훈 기자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경. /사진=김지훈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사진)는 청와대 핵심 참모와 거물 야당 정치인도 20여년 전부터 보유해온 ‘원조부촌’이다. 주택형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근 1년간 재건축 추진 기대감에 힘입어 최고 5억원가량 급등했다. 안전진단 규제 강화로 당분간 재건축이 어렵게 됐지만 치솟은 집값은 떨어질 기미가 안보인다.
 
8일 대법원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1999년 12월 부인 김훈순 교수(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와 공동명의로 아시아선수촌 16동 12층 134.485㎡(이하 전용면적) 1채를 사 거주해왔다. 거래가격 기재가 의무화한 2006년 이전에 매입해 당시 실거래가는 알 수 없다.
 
이 아파트 입주(1986년) 시점부터 일대에서 영업한 잠실동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장 실장이 보유한 주택은 남동향으로 입지 조건이 좋다"며 "매입 당시 시세는 7억~8억원으로 짐작되며 매물로 나오면 26억원선에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최근 재산공개에서 해당 주택을 전년 대비 1억5200만원 상승한 12억5600만원(공시가격 기준)으로 신고했지만 같은 규모 주택이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23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장 실장이 밝힌 재산규모는 96억294만원으로 이번에 재산이 공개된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최고 부자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본인 명의로 1997년 2월에 6동 12층 151.008㎡를 매입했다. 홍 대표 주택도 남동향으로 단지 내에서도 입지가 우수한 편이다. 동일 면적의 직전 실거래가는 지난달 계약된 26억9000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잠실동 소재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며칠 전 아시아선수촌 전용면적 99.385㎡가 역대 최고가인 19억5000만원에 계약되는 등 개발 호재와 재건축 가능성 기대감에 매수세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아시아선수촌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와 함께 강남 3대 고급아파트로 명성을 떨치는 곳이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1986년 9월20일~1986년 10월5일) 참가선수 등의 숙소로 제공하기 위해 1986년 6월 최고 18층, 1356가구 규모로 준공됐다. 1984년 공급면적 3.3㎡당 분양가는 134만원에 책정됐고, 별도로 기부금을 낸 청약자에겐 희망 동·호수가 우선 배정됐다.
 
서울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 인근에 있고 단지 바로 옆에 아시아공원이 있어 거주환경이 뛰어나다. 단지와 인접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는 앞으로 국제회의와 전시회가 연중 열리고 문화와 여가를 즐기는 서울의 대표적 국제명소로 개발될 예정이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과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GBC) 건설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한 삼성역과도 가깝다. 용적률(140.7%)이 낮고 제3종 일반주거지역(법적 상한 300%) 입지를 감안하면 재건축 시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선수촌 주민들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방안이 발표된 지난 2월 서둘러 안전진단 용역을 공고했다가 취소했다. 굳이 무리하게 재건축에 나서기보다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잠실동 B 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관련 제도가 영구불변은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 제도가 유리하게 바뀌면 재건축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