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00억 달러 추가 관세폭탄 꺼내…美·中, 다시 '갈등모드'(종합)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2018.04.0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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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보복관세 조치에 "USTR에 1000억 달러 추가적 관세부과 검토 지시"...주식선물·환율 '출렁'

트럼프, 1000억 달러 추가 관세폭탄 꺼내…美·中, 다시 '갈등모드'(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1000억 달러(약 106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대중국 관세부과 카드를 꺼내들면서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연간 500억 달러 관세부과 결정에 중국이 곧바로 동일한 규모의 보복관세 조치로 맞대응에 나선지 이틀 만에 무려 두배에 달하는 추가적인 관세부과 검토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미 무역대표부(USTR)에 1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포함한 미국의 무역 조치에 대한 중국의 불공정한 보복조치를 고려해 추가적인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USTR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불공정하게 취득하기 위한 관행을 되풀이해왔다고 결론내렸다”며 “중국이 잘못을 바로잡기보다는 우리 농부들과 제조업체들에 피해를 입히는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 25% 관세를 부과할 1300여개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발표했다. 우주항공, 반도체, 리튬이온 배터리 등 중국 첨단산업분야 제품들을 주타깃으로 삼았다. 중국도 곧바로 이에 맞서 콩, 항공기, 자동차 등 106개 미국산 수입품에 25%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미 농산물과 대형 제조업체를 정조준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관세부과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두 나라가 전면적인 무역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백악관 경제 참모들이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분위기는 대화모드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폭스비즈니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기에는 절차가 있고, 왔다갔다도 하겠지만, 일부 협상도 있을 것"이라며 "협상이 좋은 결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날에는 "미 정부가 발표한 관세를 실제로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의 긴장완화 발언과 달리 공세적인 대중국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지금 우리는 연간 500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갖고 있고, 또 하나의 3000억 달러의 지적재산권 도둑질도 함께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계속되도록 놓아둘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5000억 달러 적자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더 잃을 수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방에 치명적인 관세폭탄 투자를 공언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세적 발언을 계속 쏟아내는 것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처럼 치고받기식으로 관세폭탄을 주고받다가 자칫 두 나라가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휘말려 들어가고, 세계경제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장마감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대중국 관세부과 지시 발언에 미국 주식선물시장에서는 급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S&P500 e-미니 선물은 1.3%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도 0.5% 내린 107.06엔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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