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인재 블랙홀’ 실리콘밸리 비밀병기는 ‘스톡옵션’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8.04.06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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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로또 스톡옵션]④수백억원 자산 스타트업 직원 적지 않아…인재 잡아두는 ‘금수갑’ 비판도

편집자주 코스닥 활황에 힘입어 수백억원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갑부가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안정된 일자리를 버리고 벤처기업 창립초기에 오로지 가능성에 베팅한 이들의 성공 신화를 들여다봤다.

'연봉 0원·스톡옵션 61조원'을 선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연봉 0원·스톡옵션 61조원'을 선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월 파격적인 연봉 플랜을 발표했다. 앞으로 10년간 월급은 한 푼도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회사의 장기목표를 달성하면 막대한 스톡옵션을 받는다. 그 목표는 10년내 10배 이상 성장하는 것. 성공하면 그가 받는 스톡옵션은 현재가치로 약 558억 달러(61조원)에 달한다. 머스크가 단숨에 세계 부자 10위에 들 수 있는 규모다.

이처럼 스톡옵션은 실리콘밸리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스타트업은 부족한 자금 때문에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선 스톡옵션, 그러니까 미래의 성공을 담보로 인재를 끌어들인다. 스타트업 뿐 아니라 큰 IT회사 직원들도 고액연봉보다 스톡옵션을 선호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위터는 매출의 31%, 페이스북은 17%를 스톡옵션으로 지급한다.



스톡옵션이 기업혁신의 원천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마존 창업자 겸 CEO 제프 베조스는 1997년 주주서한에서 "임직원들이 오너처럼 사고하도록 고액연봉보다 스톡옵션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회사가 성공하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의 성공을 위해 발 벗고 뛰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가인 피터 틸도 저서 <제로투원>에서 "스톡옵션을 받지 않는 직원은 단기 성과에만 집중해 회사 미래를 위한 장기적 가치 창출에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MT리포트] ‘인재 블랙홀’ 실리콘밸리 비밀병기는 ‘스톡옵션’
그래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몇 년 만에 수백억 원대 자산가가 된 사례를 실리콘밸리에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상장한 스냅은 전환사채·스톡옵션 등을 포함 총 139억주를 발행했는데 2015년전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 80여명의 스톡옵션 가치가 2000만 달러(약 211억원)에 달했다. 특히 초창기 엔지니어 2명의 상장당시 스톡옵션 가치는 1억6400만 달러(1736억)였다.

하지만 스톡옵션은 회사가 망하면 휴지조각이다. 그래서 스톡옵션이 인재를 헐값에 잡아두는 허울 좋은 ‘금수갑’이란 비판도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 대부분은 스톡옵션을 4년에 걸쳐 나눠 받도록 하고 있다. 스냅 직원들도 매년 10-20-30-40%씩 단계적으로 스톡옵션을 받는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서는 4년을 주기로 인재 순환이 이뤄지며 이 기간에 못 미쳐 퇴사해 옵션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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