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엘리엇, 삼성에 이어 이번엔 현대차 타깃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8.04.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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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엘리엇, 현대차그룹 주식 1조원어치 보유...2015년 삼성물산 2016년 삼성전자 이어 현대차 겨냥

/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삼성물산 (160,100원 ▲2,400 +1.52%)을 압박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번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을 타깃으로 삼았다.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진행 중인 현대차그룹 주식 약 1조원어치를 매입한 후 주주환원정책을 빌미로 압박하고 나선 것.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자문사인 엘리엇어드바이저스홍콩(이하 엘리엇)은 4일 대행사 코콤포터노벨리를 통해 “엘리엇은 미화로 10억달러(약 1조500억원) 넘는 현대모비스 (261,500원 ▼3,000 -1.13%)·현대차 (237,000원 ▼7,000 -2.87%)·기아차 (112,000원 ▼1,600 -1.41%)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주요주주로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세부 로드맵을 공유해달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주요주주로서 현대자동차그룹이 개선되고 지속가능한 기업구조를 향한 첫발을 뗀 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인들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요구사항을 내놨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별 기업경영구조 개선 △자본관리 최적화 △주주환원정책 등 세부사항을 자신들과 공유하라고 요구했다. 1조원을 투자한 주요 주주로서 현대차그룹 전체의 구조개선 계획과 함께 주주배당 확대 등을 요구한 셈이다. 자본관리 최적화와 주주환원정책이란 삼성전자 등에서처럼 자사주를 현금화해 주주들에게 나눠주고 배당성향을 높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엘리엇은 “이와 같은 사안들에 대해 (현대차그룹) 경영진 및 이해관계인들과 직접 협력하고 나아가 개편안에 대한 추가 조치를 제안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삼성전자에 30조원에 달하는 특별배당을 요구하는 등의 제안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 지배구조 개편으로 현대차그룹이 가장 민감해 하는 시기를 파고든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엘리엇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앞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자자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어 “국내외 주주들과 충실히 소통할 계획”이라고만 할 뿐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엘리엇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 지분 7.12%를 약 7000억원에 매입한 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해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가치를 높여 팔고 나갔다. 이어 2016년에는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설이 퍼졌을 때 지분 0.67%를 인수한 후 30조원의 특별배당을 요구하고 최소 3명의 독립적인 이사 선임과 잉여현금흐름의 75%를 주주에게 환원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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