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는 잊어라" LG생활건강, 사상 최고가 경신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4.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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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황 부진에도 2017년 증익…후·숨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성장세 돋보여

"사드는 잊어라" LG생활건강, 사상 최고가 경신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탄탄한 이익 체력을 과시한 LG생건은 증시에서 프리미엄을 받으며 경쟁사 아모레퍼시픽에 앞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3일 코스피 시장에서 LG생활건강 (346,000원 ▼8,500 -2.40%)은 장중 130만70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전일대비 2만3000원(1.84%) 오른 127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전일대비 3.6% 오른 34만5000원에 마감했는데 2015년 7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45만5500원)에는 한참 못 미쳤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중관계가 악화됐지만 중국에서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제 한한령 해제를 앞두고 럭셔리 화장품 기업으로 변신한 LG생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비 5.1% 증가한 1조5300억원, 영업이익은 4.1% 늘어난 185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인의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후와 숨이 각각 전년비 37.9%, 21.3%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면세점 부문도 18.8% 성장했고 중국 현지법인 매출은 42% 성장했다.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부진했지만 중국 내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수요 덕분에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무난한 성적을 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중국 현지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저가 시장보다는 후, 숨, 빌리프 등 럭셔리 중심으로 브랜드 역량을 강화했다"며 "특히 후의 중국 현지 성장률이 고성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여도는 각각 42%, 53% 수준이었으나 2018년에는 55%, 72%로 확대될 전망이다. 럭셔리 화장품 비중이 확대되며 화장품 기업으로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될 거란 분석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전년도에 주요 화장품 업체 중 이익 감소를 겪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라며 "높은 기저 때문에 타사 대비 올해 이익 성장률은 낮을 수 있지만 럭셔리 화장품 중심의 이익 기여도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내 경쟁 심화로 계속되는 생활용품 부문 부진은 실적과 주가에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생활용품 부문은 4분기 부진했던 흐름이 1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외 메이저 브랜드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생활용품의 구조적 실적 저하 가능성이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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