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효성 등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지배구조 개편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재계 1위 삼성그룹이 어떤 '클린카드'를 뽑아들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 모비스 중심으로 변신
구체적으로 현대모비스의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형태다.
주식 매입에 필요한 자금은 대주주가 합병 후 현대글로비스 주식 처분 등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전례가 없는 규모인 최소 1조원 이상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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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효성, 지주사 체제 전환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지주(옛 현대로보틱스)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해양(현대중공업) △전기, 전지(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로봇(현대로보틱스) 등 4개 독립회사 체제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단행했고, 신설회사인 현대로보틱스가 타 기업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달 30일 사명을 현대중공업지주로 변경했다.
효성도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분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했다. 효성은 인적 분할로 존속법인인 지주회사(㈜효성)와 △효성티앤씨(섬유·무역) 부문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 네 개의 사업회사를 신설한다. 오는 6월 1일자로 회사분할이 이뤄지며 기존 효성 주주는 지주회사와 이들 네 개 사업회사 주식을 받게 된다.
◇LG·한화 '기존 체제 보완'
LG그룹은 지난해 11월 계열사 중 유일하게 구본무 LG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던 LG상사를 지주사인 (주)LG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주)LG는 구 회장 등 개인 대주주들이 보유한 LG상사 지분 24.7%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LG상사의 지배구조는 기존 개인 대주주 중심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화됐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이 개인 대주주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 대한 지주회사 편입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한화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골자로 한 자발적 개혁안을 준비 중이다. 오는 5월 말 발표가 목표다. 아직 구체적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H솔루션이 보유한 정보기술(IT) 서비스 사업회사 한화S&C의 지분 추가매각이 개혁안에 포함되는 것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 전 한화S&C는 전체 매출의 3분의 2 가량을 내부거래로 올려 그룹 내에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대표적 법인이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었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한화S&C를 존속법인 H솔루션과 사업부문 신설 법인 한화S&C로 물적 분할하고, 사업부문 지분 일부(44.6%)를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 당시 한화는 "추후 지분 추가매각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 '순환출자 해소' 모색
삼성그룹도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내부적으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삼성그룹은 2015년 9월1일 기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순환출자 고리가 총 10개에서 7개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2년 만에 신규순환출자 관련 유권해석을 바꾸면서 삼성SDI는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404만주(2.11%)를 오는 8월 말까지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 계열사 간 대표적인 순환출자의 구조는 '물산 →전자 →SDI →물산' 의 형태로, △삼성전기(2.61%) △삼성SDI(2.11%) △삼성화재(1.37%) 등 계열사 3곳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하면 현재의 7개 순환출자 구조는 모두 해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