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이용자가 써야만 '진화'한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8.04.0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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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이오니아-4]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리더 "클로바, '개인 맞춤형' AI 비서로 진화"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인공지능). 실생활 곳곳에 AI가 파고들면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연재하는 'AI 파이오니어'는 AI 혁신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이끄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AI 미래를 준비 중인 파이오니어들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AI 혁신의 방향성과 미래상을 전합니다.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리더. /사진제공=네이버.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리더. /사진제공=네이버.


“아직까지 어떤 기업도 완벽한 AI(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용자들이 AI 기술을 더 사용하게끔 해주는 서비스 전략이 더 필요할지 모릅니다.”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가 AI 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원천기술 R&D(연구개발)와 기업 인수·투자가 활발하다. 네이버 AI 전략의 핵심은 ‘클로바’(Clova)다. 클로바는 음성인식, 머신비전, 대화형 엔진 등 AI 기술력을 집약한 플랫폼이다.



이를 이끄는 정석근 클로바 리더(사진)는 “AI 기술은 실제로 이용자들이 써야만 발전할 수 있다”며 “사용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로 AI가 학습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기술 고도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축적과 학습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AI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클로바 서비스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감성’과 ‘확장’. 정 리더가 내세우는 클로바 서비스 전략의 키워드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감성 콘텐츠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AI 스피커 ‘프렌즈’가 대표적이다. 프렌즈는 라인프렌즈 캐릭터인 ‘브라운’, ‘샐리’ 디자인을 스피커 외관에 입혔다. 정 리더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캐릭터 디자인을 활용한 AI 스피커는 프렌즈가 유일하다”며 “기술과 감성을 엮어서 이용자와 교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만든 상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클로바 앱에서 제공하는 ‘더 좋은 답변 받기’(더답) 기능 역시 다른 AI 서비스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시도다. AI로부터 질문에 알맞은 답변을 받지 못하거나 답변 내용이 부족할 때, 추가로 사람의 답변을 찾아주는 기능이다. 네이버의 질의응답 서비스 ‘지식인’ DB(데이터베이스)에서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찾아 알려준다. 답변 내용과 이용자 만족 여부 등 데이터는 AI 학습에 활용된다.

개방형 생태계 역시 AI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네이버의 핵심 전략이다. 네이버는 LG유플러스(스마트홈), LG전자(AI 카메라), 배달의민족(배달음식 주문), 미래에셋대우(시황 정보 제공)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 클로바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외부 개발자들이 손쉽게 자사 서비스와 클로바를 연동 가능한 기술적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정 리더는 “스피커, TV,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침대 등 수많은 기기에서 클로바가 연동되는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한다”며 “언제 어디서나 클로바를 통해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체 AI 기기 역시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현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스피커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클로바는 AI 선순환 구조를 발판삼아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정 리더는 “클로바는 정밀한 개인화와 취향 분석으로 이용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AI 비서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음악 틀어줘’라는 명령만으로 이용자 상황과 취향을 파악해 가장 알맞은 음악을 알아서 재생하는 AI 비서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다양한 생활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이용자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구조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이용자가 AI를 자주 쓰게끔 하는 서비스 전략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지난 2월 검색과 클로바 조직을 합쳐 '서치앤클로바'를 출범시켰다. 네이버의 현재(검색)와 미래(AI)를 대표하는 분야의 의미 있는 결합이다. 정 리더는 "검색과 클로바 조직 결합은 일본 등 글로벌 확장을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라며 "AI 스피커라는 새로운 검색 인터페이스가 나오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기술과 서비스가 제대로 융합될 수 있는 조직 구조가 필요했다"며 "네이버와 라인이 보유한 경쟁력을 활용해서 일본 검색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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