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그런데 요즘 고민이 생겼어요. 바깥 날씨가 안 좋은데 너무 많이 다녔나봐요. 공기가 탁했는지 기침도 하고 재채기도 늘었어요. 눈물도 나요. 엄마는 어디 안 좋냐며 걱정해요.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자꾸 말을 걸어요.
(*직장인 김소영씨의 반려견 몽이를 의인화해 재구성한 사연입니다)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100만마리에 달하는 반려동물들도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 사람처럼 건강에 악영향을 받지만,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반려동물 주인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고 무작정 산책을 안 시킬 경우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산책 시간과 횟수를 줄이되 털을 잘 씻기고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버동수)의 명보영 수의사는 "사람과 비슷하게 호흡기·안과·피부 질환과 모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 등 산책을 많이 하는 반려동물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세먼지 속) 질산염·황산염 등이 흡착되면서 체내에 쌓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양이는 사람과 호흡기 구조 등이 비슷해 천식이 있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8월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변에서 강아지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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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미세먼지에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하려면 1차적으로 호흡기·안과·피부 관련된 증상을 확인하면 된다. 명보영 수의사는 "호흡기 쪽은 재채기나 기침, 콧물이 유발되고 안과 쪽은 눈물이 많이 나오거나 빨개지는 것, 피부 쪽은 가려워 하는 것 등이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반려동물도 미세먼지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잘 모르는 주인들이 많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만난 주부 이모씨(29)는 반려견을 30분 넘도록 산책시키고 있었다. 당시 해당 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이었다. 이씨는 "내 마스크만 챙겼지, 강아지에게도 미세먼지가 나쁜 줄 생각 못했다"며 "앞으로는 자제해야겠다"고 황급히 발길을 돌렸다.
일본 브랜드 '타카라'에서 출시한 반려동물 마스크./사진=네이버쇼핑몰 '젤존몰' 화면 캡처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는 산책 후 평소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명보영 수의사는 "짧은 산책을 다녀와서 반려동물의 털을 빗질하거나 닦거나 씻겨주고, 눈에는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등 신경써주면 좋다"고 말했다.
김주완 원장은 "특히 어린 강아지나 심장·폐 질환이 있거나 노령견들은 산책을 자제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본에서는 강아지 등 반려동물을 위해 출시된 미세먼지 마스크도 있다. 0.35 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입자, 먼지, 꽃가루 등을 차단해 주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