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퇴근길…"나 왔어" 한마디에 가전기기들 집안일 '열일'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8.03.3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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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네이버, AI 스피커 'U+ 우리집AI' 이용해보니…보일러 켜고 빨래·청소, 리모컨 없이 TV 재생

지친 퇴근길…"나 왔어" 한마디에 가전기기들 집안일 '열일'


#“클로바, 나 왔어”

퇴근 후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집 안의 비서 ‘클로바’를 부르면 전등이 켜지고 보일러와 공기청정기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클로바, 최신 음악 틀어줘” 집 안을 가득 채운 신나는 댄스 음악을 들으며 고단했던 하루를 마치고 기분 좋게 휴식을 취한다.

AI스피커가 홈 IoT(사물인터넷) 기능을 안고 한 단계 진화했다. 네이버의 AI 플랫폼인 클로바에 LG유플러스의 IoT 서비스, IPTV(인터넷TV) 서비스가 더해진 ‘U+우리집 AI’ 얘기다. 똑똑한 AI 비서 ’클로버’와 ‘U+우리집 AI’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때로는 음악 DJ로, 때로는 리모콘으로 변신= 박스를 열자마자 귀여운 라인 캐릭터 ‘브라운’이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우선 스마트폰에 클로바 앱을 설치하고 스피커와 연동하는 등 기본 셋팅을 완료했다. 초기 설정 중 ‘클로바가 부르는 이름’에는 6살짜리 아들 이름을 입력했다. 6살 아이는 금세 브라운 앞에 가서 “클로바, 넌 누구니?”하고 말을 건넸다. 클로바는 “안녕하세요. OO님, 전 늘 당신을 생각하는 똑똑한 비서 클로바예요”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U+ 우리집 AI는 음악 감상, 날씨 등 생활 정보 제공, VOD(주문형비디오) 검색, 일정 관리 등 TV 제어 등 국내에 출시된 AI 스피커들이 대부분 탑재하고 있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IoT 제어를 통한 스마트홈 서비스, 말로 하는 쇼핑, 말로 찾는 네이버 검색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우선 가장 자주 이용하는 AI스피커 기능 중 하나인 음악 재생이다. 네이버뮤직이나 지니뮤직 중에 한 서비스를 설정해 이용할 수 있다. “클로바, 만화 주제곡 틀어줘” “클로바, 공룡 노래 틀어줘” 만화와 공룡을 좋아하는 6살 아들이 클로바에 가장 많이 부탁하는 말이다.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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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경우 클로바 앱에서 “유플티비”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TV 연결을 시작한다. 리모콘 없이 “유플티비, tvN 틀어줘” “유플티비, 볼륨 높여줘” 등 단순 명령어 외에도 “유플티비, 로맨스 영화 추천해줘” “유플티비, 어벤져스 같은 영화 찾아줘” 등 유형별 VOD 검색도 가능하다. 특히 키워드 VOD 검색은 네이버와 제휴로 장르, 배우, 감독, 출시시기 등 키워드만 말하면 영화, TV 콘텐츠를 쉽게 찾아준다.

네이버의 지식 검색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말로 찾는 ‘지식 검색’은 아직 글씨를 읽을 수 없는 아이들의 좋은 놀이 상대다. 6살 아이는 “클로바, 티라노사우르스는 몇 톤이야?” “공룡은 뭘 먹고 살아?”같은 질문을 해대며 놀이한다. 궁금해 하는 것을 물어보면서 U+ 아이들나라로 공룡, 곤충 등 좋아하는 동영상을 찾아 스스로 보기도 한다.


◇“나 왔다” 한마디에 스스로 분주해지는 집안 기기들=핵심 기능 중 하나인 말로 하는 쇼핑도 이용할 수 있다. 결제 앱 활성화, 주소, 카드 결제 정보 등을 미리 설정해 놓고 GS프레시, LG생활건강샵, 배달의 민족 등에서 상품을 ‘말로’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클로바, GS프레시에서 우유 주문해 줘” “클로바 LG생활건강샵에서 샴푸 장바구니에 담아 줘” “배달의 민족에서 치킨 시켜 줘” 라고 말하면 스스로 상품을 찾아 주문하고 결제까지 척척 해낸다. 하지만 아직 연동되는 쇼핑 사이트는 많지 않다.

U+우리집AI가 기존 국내 AI스피커와 비교해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 게 ‘IoT’다. IoT@ home 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집 안 가전들을 연동해 조작할 수 있는 홈IoT 서비스에 AI 스피커가 연결되면서 보다 편리하게 Io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연동할 수 있는 IoT서비스로는 LG유플러스의 IoT@home. LG전자 LG 씽큐(ThinQ), 필립스 휴(Hue), HK네트웍스의 HK스마트홈, 코웨이의 코웨이 아이오케어(IoCare), 브런트 플러그 등이다. IoT@home를 연동하면 가스락, 스위치, 멀티탭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클로바, 가스 잠가줘”나 “불 꺼줘” 등의 명령을 할 수 있다. LG전자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LG 씽큐를 이용해 세탁기나 건조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도 이용할 수 있다. “클로버, 세탁 시간 얼마나 남았지?”나 “공기 청정기 돌려줘”라고 말하는 식이다.

자연어 동시 실행은 IoT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외출모드, 취침모드 같은 기존 명령어에서 나아가 “나 왔어” 하면 정해놓은 전등이나 히터가 들어오고 “나 잘게” “나 나간다” “홈IoT에게 나 들어왔다고 해줘” 등 평소 쓰는 자연스러운 명령어로 집 안의 가전제품 제어할 수 있다.

이 밖에 일정 관리는 네이버 캘린더나 구글 캘린더를 연동해 이용할 수 있다. 음성으로 일정을 추가할 수도 있고 일정을 확인할 수도 있다. 또 팟캐스트, 라디오 등의 서비스도 이용가능하다. YBM의 영어 콘텐츠나 웅진북클럽의 책 서비스, 미래에셋대우 증시 정보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AI 통번역 파파고는 3개 국어로 외국어를 번역, 타사 AI 스피커에서는 볼 수 없는 외국어 서비스도 차별화 서비스 중 하나다.

◇치열해지는 통신 3사 AI 경쟁= LG유플러스가 ‘U+우리집 AI’로 시장에 가세하면서 통신 3사간 AI 경쟁이 올들어 더욱 뜨겁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9월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후 다양한 사업모델에 접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누구 미니, T맵X누구, 준X누구, BtvX누구 등 다양한 플랫폼과 접목해 서비스를 확장했다. 특히 T맵에 누구를 접목하면서 지난달 월간 실사용자(MAU)가 300만을 넘어섰고 월간 사용자 대화량도 1억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초 출시된 KT AI스피커 ‘기가지니’는 1년 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IPTV 셋톱박스 형태로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눈에 보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기본적인 스피커 역할 뿐 아니라 TV 제어, 일정관리, 교통안내 등 기본적인 기능에 쇼핑, 금융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로 확장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기엔 스피커 형태지만 궁극적으로 집안과 자동차, 모바일 등 일상생활 공간을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AI가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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