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삼키려는 새우" 금타 인수 추진 '타이어뱅크'는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8.03.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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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00개 영업망, 매출 3729억, 현금성자산 191억 규모...3조 금호타이어 부채 감당 어려워

/사진제공=타이어뱅크 홈페이지/사진제공=타이어뱅크 홈페이지


'타이어가 신발보다 싼 곳'이란 슬로건으로 유명한 중견기업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6,500원 ▼110 -1.66%)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타이어뱅크는 2003년 10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타이어 유통 전문기업으로 대전에 본사를 두며 현재 전국 4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6년 기준 매출 3729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을 기록했다.



본사 직원수는 70명이며 주주는 김정규 회장과 그 가족들을 포함해 4명이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춘규 현 대표이사는 김 회장의 동생이다.

'국민이 좋아하는 타이어뱅크'라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으며, 특이하게 슬로건대로 사업목적에 신발 판매업도 추가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이지만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정도의 역량을 갖췄는지는 미지수다.


2016년 기준 현금성자산은 191억원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타이어뱅크 규모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엔 작다는 평가가 많다.

3조원이 넘는 금호타이어의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기엔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회사라는 점이 우려를 낳는다.

더블스타처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6000억원 이상이 필요한데 타이어뱅크 자산은 3600억원 정도다.

다만 산업 자본 간의 인수합병은 난항이 예상되나, 타이어뱅크가 재무적 투자자(FI)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중국 사업 운영 능력이 부재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를 금호타이어 인수 대상자로 선정했을 때는 중국 사업 정상화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선 금호타이어의 유통점인 타이어프로만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산은도 타이어뱅크의 인수 의사에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 시점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얘기되는 것에 발목을 잡힐 수는 없다"며 더블스타 외 인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김 회장과 임직원 6명은 현재 '명의 위장수법'으로 80여억원을 탈세한 혐의를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조세) 등 혐의로 대전지검에 의해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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