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관련 노사협상 진행경과 및 산업은행의 제안사항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2018.3.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회장은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가 더블스타 자본유치를 수용하기로 구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광주에서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까지 참석해 비밀 면담을 가졌고 노조와 합의를 이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흘만에 말을 바꿨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 노조와 합의한 내용을 공동선언문으로 정리해 지난 25일 노조에 보냈으나 답이 없자 비밀 면담의 존재를 밝힌 것이다. 산은이 뒤늦게 면담 및 합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채권단이 노조에 제시한 최종 시한(오는 30일)이 눈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론전'을 통해 노조를 압박하려는 조치다.
노조는 또 산은이 지난 25일 보낸 공동선언문도 거부 입장을 밝히기 위해 답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비공식 면담과 간절한 부탁으로 얼굴만 보자고 한 사실까지 왜곡해서 기자간담회를 한 이 회장이 국책은행장으로서 어떤 책임감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산은측과 면담 사실을 숨긴 노조도 내부에서 입지가 많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의 '제3자 인수설'을 두고도 주장은 엇갈렸다. 노조는 "지역 유력 정치인의 확인"을 근거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국내 기업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회장은 "비정상적인 방법에 발목잡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산은이 '제3자' 업체의 인수 제안 문건을 접수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산은에서는 "접수된 문건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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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노조의 말 바꾸기에 금호타이어 내부는 격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 금호타이어 직원은 ”금호타이어 구성원에 산은과 노조만 있는 것이 아닌데 모두를 기만하고 있다“며 ”이제는 양쪽 다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 국민이 주목하는 사안을 두고 거짓과 감정적 대응이 난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도 채권단인 산은과 해당기업 노조가 대립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공공연하게 거짓이 난무한 적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두 조직 모두 신뢰를 잃어 가고 있다“며 ”두 조직의 싸움에 다른 구성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