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의 리쥔COO(좌)와 지앙하이 대표(우)<br>사진제공= 부비
부비는 사업 현장의 문제에 주목했다. 사업을 하면서 오가는 많은 데이터들은 진위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특히 돈이 되는 정보는 사람들이 쉽게 바꿀 수 있어 위험하다. 이에 부비는 데이터를 쉽게 바꿀수 없는 공동장부를 만들어 보유·관리하는 모델을 구상했다. 이 연구 성과는 2015년 부비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구현됐고, 현재는 800개 기업이 이 플랫폼 안에 있다.
부비의 서플라이체인 플랫폼은 신분증명, 전자계약서, 자산관리, 온라인대출, 자산보안, 계좌시스템, 시스템화 관리, 데이터안전을 하나로 연결한 모델이다. 사진제공=부비
▶중국의 서플라이체인은 많은 문제가 있다. 대기업은 1차 하청업체에 하청을 주고 다시 2차, 3차, 4차 하청업체로 일이 나눠진다. 보통 1차 하청업체의 경우 대기업과의 공급계약서로 은행 대출이 가능하지만 2~4차 하청업체들은 규모도 작고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이에 하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계약과 협의를 블록체인으로 보관하고 이 과정에 은행까지 들어와 함께 계약을 하도록 만들었다. 즉 '공급·수요체인+블록체인=산업체인'이 되는 모델이다.
▶기술은 아무리 좋아도 현장에서 필요해야 가치를 발휘한다. 그래서 우리는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을 연구하는데 매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중국은 은행 대출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문제를 해결해야 영향력을 갖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흔히 토큰(암호화폐)를 떠올리는데 블록체인 기술은 토큰보다 훨씬 광범위한 기술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할 사업은 무궁무진하다. 여러 산업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 문제점에 블록체인의 장점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이 게임이나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먼저 발달하고 다른 산업으로 확장됐듯이 단계가 있는데 블록체인은 어떠한가.
▶가장 첫 단계는 특정 산업 분야이기보다 자원을 공유해서 쓰는 분야가 될 것이다. 예컨대 공유경제 같은 것이다. 블록체인은 효과적으로 쌍방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금융 분야에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자산을 100% 신뢰하기 어려웠다. 데이터 자산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신뢰도를 높인다. IoT(사물인터넷) 분야로도 블록체인 기술이 확장될 것이다.
요즘 '스마트'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실제로 쓰임새에서 스마트한 것과 스마트하지 않은 것의 차이를 따져보면 스스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 없느냐, 창출한 가치를 다른 곳으로 전이시킬 수 있는지 여부다. 예를 들어 로봇은 일을 수행하면서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한다. 이 가치는 컴퓨터나 냉장고, TV 등 다른 기기로 연결될 수 있다. 모든 기기와 사람이 연결되는 IoT는 블록체인과 궁합이 잘 맞는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