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극의 산 역사' 세실극장 4월 다시 문 연다

뉴스1 제공 2018.03.21 11:20
글자크기

서울시, 장기임대해 보전하기로

=
서울 정동 세실극장 전경 © News1서울 정동 세실극장 전경 © News1


경영난 때문에 아쉬움 속에 문을 닫았던 서울 정동 세실극장이 석달만인 4월 재개관한다.

서울시는 세실극장을 소유주인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과 협력해 장기임대하고 비영리단체에 재임대해 극장 운영을 맡긴다는 내용의 '세실 재생 프로젝트'를 21일 발표했다.

세실극장은 대한성공회가 별관 건립을 추진하다가 명동 국립극장의 폐관에 따라 문화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1976년 개관했다. 이름은 성공회 중흥을 이끈 교구장 세실 쿠퍼의 이름을 땄다. 이후 1970~1980년대 소극장 연극의 중심 역할을 했다. 서울연극제 전신 '대한민국연극제' 1회 개최지이자 연극인회관으로 사용됐다. 1987년 6·10항쟁 민주화선언이 발표된 장소이기도 하다.



국내 대표적 건축가 고(故) 김중업씨의 설계로 건축잡지 '공간'에 의해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20선에도 뽑혔다. 당시 김중업은 유신체제에 반대해 프랑스로 추방된 상황이라 설계도면을 우편으로 보내야 했던 일화도 있다. 2013년에는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순수연극의 침체 속에 경영난으로 고전하다가 지난 1월 문을 닫았다.

서울시는 세실극장을 보전해 인근 '대한제국의 길' 활성화 거점으로 삼기로 했다. 덕수궁돌담길, 고종의 길, 등록문화재 양이재로 등 정동 역사문화 탐방도 유도한다. 옥상은 휴게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한다. 옥상에 서면 세종대로와 서울시청, 덕수궁, 성공회성당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세실극장은 앞으로 정동 역사재생활성화사업 주체인 정동지역협의체 거버넌스 활동의 중심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연극공연 뿐 아니라 워크숍, 전시 등 지역행사를 열고 대한민국과 정동 역사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21일부터 4월5일까지는 세실극장 운영자를 공개모집한다. 서울시에 주 사무실을 둔 연극사업 경력 5년 이상의 비영리법인이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영자는 운영비 전액과 임차료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실극장은 민주화와 시대정신의 공간이다. 세실극장 문화재생은 이러한 민주화와 시대정신의 공간"이라며 "도시재생은 삶에서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지키면서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재생해 영유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