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예술단, 4월초 평양서 2회 공연…남북 합동공연도 추진(종합)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8.03.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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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조용필·레드벨벳 등 160여명 규모…윤상 "한국공연 때와 다를 바 없는 감동 전달할 것"

윤상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윤상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남북은 20일 우리 예술단이 오는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두 차례 공연을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 예술단은 가수 조용필, 이선희 등 160여명으로 구성키로 했다.

남북은 이날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 관련 실무접촉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남측은 16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북측에 파견키로 했다. 160명은 공연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뿐 아니라 스태프, 지원인력 등을 합친 총 인원이다. 남측 예술단에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가수가 포함됐다. 전통공연이나 관현악보다는 대중가요 위주로 구성될 예정이다.

남측 예술단은 3월31일부터 4월3일까지 평양을 방문,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을 두 차례 진행키로 했다. 서해직항로를 통한 방북을 1순위로 고려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와의 협의 절차 등이 필요해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첫 공연은 4월1일이 확정적이며, 두 번째 공연은 4월2일 또는 4월3일이 될 전망이다. 북측은 우리측 숙소로 고려호텔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예술단의 공연과 관련한 무대 조건,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은 쌍방이 협의해 원만히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남측 사전점검단은 오는 22일부터 같은달 24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 윤상 감독이나 가수들을 제외한 무대·조명 관계자와 당국자 등만 방북할 예정이다. 북측은 남측 예술단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키로 했으며, 기타 실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윤상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일 통일부 국장, 윤 수석 대표,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사진=뉴시스윤상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일 통일부 국장, 윤 수석 대표,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우리측 수석대표인 가수 윤상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리측 아티스트는 총 10명으로 알고 있다"며 "몇 번의 조율 끝에 어제와 오늘 사이 참여 의사가 확인됐다. 대부분 공연 참여를 큰 영광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로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필요에 따라 리스트에 없는 한 두 아티스트가 추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연자 선정 배경에 대해서는 "이분들은 북에서도 '최고의 가수'라는 명칭을 갖고 있을 만큼 이념과 체제와 관계없이 오랜 시간 동안 아이콘으로 각인돼있는 분들"이라며 "흔쾌히 허락해주신 것을 봤을 때, 뜻을 함께해주시는 멋진 선배님이란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북측은 우리측이 제안한 출연자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날 선곡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특별히 요구한 곡목도 없었다고 한다. 윤 수석대표는 "참가하는 아티스트들의 성향과 관련해 우리가 원하는 곡과 그들(북측)이 원하는 곡들에 대한 조율이 쉽지 않았다. 정치적인 것을 떠나 (북측이) 잘 모르는 노래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남은 일정 동안 충분히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2회차 공연에서 공동공연 가능성도 열어놓기로 했다. 윤 수석대표는 "북측에서 공동공연을 준비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시간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측 예술단이 최대한 불편없이 좋은 공연을 할 수 있게끔 시나리오를 짜보자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연을 관람할 북측 인원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20일 오전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평양 공연을 위한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남측 수석대표로 나선 윤상 음악감독과 북측 대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2018.03.20. (사진=통일부 제공)  /사진=뉴시스20일 오전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평양 공연을 위한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남측 수석대표로 나선 윤상 음악감독과 북측 대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2018.03.20. (사진=통일부 제공) /사진=뉴시스
윤 수석대표는 대중문화계 인사로 사실상 처음 남북회담에 나선 소회를 묻는 질문에 "평소 TV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해) 인식했던 분위기는 현송월 단장에게 느낄 수 없었다"며 "하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그자리에서 바로 풀어가기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으로서 굉장한 책임감을 갖고 함께하신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공연의 목표에 대해 "아무래도 저희가 무대에 서서 비핵화에 관한 개인적인 감성을 표현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며 "북한에 계신 동포여러분들께 저희가 한국에서 보여드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감동과 어색하지 않음을 전달드리는 게 첫번째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실무접촉은 오전 10시에 전체회의를 시작해 오후 1시46분쯤 종결됐다. 우리측에서 예술감독인 가수 윤상을 수석대표로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나섰다. 북측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북한 예술단 공연을 이끌었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대표단장으로 김순호 행정부단장과 안정호 무대감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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