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되니 꾸벅꾸벅…'춘곤증' 아닐수도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8.03.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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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봄철 일시적 환경 부적응, 증상 지속되면 위험 질병 의심해야

편집자주 한줄 한줄 읽다보면 '혹시 나도?'하고 공감가는 정보들을 전합니다. 바쁜 생활 속 자칫 잊고 살았던 중요한 것들이나, 모르는 사이 생긴 나쁜 습관들을 일깨워드립니다.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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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물러난 자리에 봄과 함께 졸음이 찾아왔다. 완연한 봄기운에 들뜰 법도 하지만 점심만 먹고 오면 이유 없이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져 견딜 수 없다는 직장인들이 많다. 춘곤증은 봄과 함께 일시적으로 찾아오는 증상이지만 만성피로나 다른 질병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도 있다.

◇봄철 직장인 통과의례= 지난 16일 취업포털 벼룩시장구인구직이 20대 이상 직장인 867명을 대상으로 '봄철 춘곤증'에 대해 물은 결과 96.2%가 '춘곤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춘곤증을 겪는 셈이다.



춘곤증은 계절이 바뀌면서 생기는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증이다. 겨울 내내 움츠러 있던 우리 몸이 따뜻한 봄날에 갑자기 적응해야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등 중추신경 자극의 변화로 피로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춘곤증은 졸음 뿐 아니라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의 증세가 1~3주 동안 지속되다가 사라지지만 심하면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등 갱년기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졸리고 피로감이 심하다보니 짜증이 쉽게 나고 분노 조절이 힘들다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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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보다 산책= 벼룩시장구인구직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춘곤증을 이겨내려 주로 쓰는 방법은 '커피, 녹차 등 카페인 음료 마시기'(41.4%)다. '점심식사 후 짧은 낮잠'(20.3%)이나 '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 복용'(7%)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실제로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것은 춘곤증에 큰 도움이 안된다. 일시적으로 잠에서 깰 순 있지만 카페인으로 인해 밤에 잠을 설쳐 신체 리듬이 깨지는 등 몸의 피로가 더 쌓일 수 있다. 피곤하다고 낮잠을 오래 자거나 불규칙하게 자면 수면리듬이 틀어져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춘곤증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운동이 부족하거나 과로가 쌓인 경우 잠깐 시간을 내 사무실 밖으로 나와 짧게라도 산책을 하면 눈과 머리에 쏠려 있던 에너지를 덜 수 있어 춘곤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밖에 △규칙적인 수면과 휴식 △비타민 섭취 △육류, 우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섭취 등도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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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심하면 병원 찾아야= 졸리다고 그저 춘곤증이려니 오해해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도 안된다. 증상이 비슷한 다른 주요 질병의 초기 신호를 놓쳐 적절한 치료 시기가 늦어져 고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춘곤증으로 오해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만성피로다. 춘곤증은 대체로 1~3주 내에 사라지지만 충분한 숙면이나 휴식을 취했음에도 6개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피로가 이어지면 만성피로로 볼 수 있다. 특히 만성피로는 갑상선질환이나 빈혈, 암과 같은 질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도 마찬가지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코골이 등으로 공기 흐름이 막혀 일시적으로 호흡이 멈추는 증상으로 숙면을 방해해 춘곤증처럼 만성피로와 주간졸림증, 우울증 등을 유발한다. 양광익 순천향의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팀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6명 중 1명이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것으로 의심된다. 따라서 자신의 증세가 춘곤증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춘곤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피로와 졸음 증상을 동반하는 △간염 △갑상선질환 △결핵 △당뇨병 등 신체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이상을 발생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내과적 진단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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