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30개 산하기관 채용비리 무더기 적발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고석용 기자 2018.03.14 15:51
글자크기

(종합)조직혁신 TF, 채용비리 중간결과 발표…고위인사 지시로 특채 만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고위인사 A씨와 같이 근무한 B씨를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역대 최단기간으로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A씨는 면접평가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승진 연한을 단축시키고, 선정배수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직혁신 태스크포스(TF)’는 14일 산하기관의 과거 5년간 채용비리를 조사한 결과, 30개 기관에서 140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중 채용비리 혐의가 짙은 소진공 등 5개 기관에 대해선 관할 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직혁신TF에 따르면 중소기업유통센터의 경우 고위인사가 인사부서를 배제하고 특정부서를 통해 채용절차를 진행하면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면접평가에 참여시키는 등 절차·내용상 문제가 드러났다. 한국벤처투자는 고위인사와 전 직장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을 낮은 평가점수와 인성검사 보류판정 등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관점수를 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고위인사의 지시로 채용과정에서 근거나 이유없이 서류심사를 생략한 뒤 주임급 채용자를 선임급으로 채용한 의혹이 있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전 직장 동료 자녀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내부직원만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외국어 가점을 과다하게 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직혁신 TF는 채용업무 처리과정에서 중과실이나 착오로 문제가 된 4개 기관에 대해서도 징계, 문책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연구원은 계약직 직원채용 과정에서 1차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차순위자를 면접에 참여시켜 채용했고, 중소기업중앙회는 인성검사 합격기준 없이 임의로 판단해 징계를 받았다.

또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규직 채용과정에서 계약직 근무자가 응시했음에도 내부직원이 서류·면접평가를 했고, 자격증과 어학성적이 없음에도 외국어·전산활용능력을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세부적인 절차도 마련하지 않은 채 정규직 사원을 특별채용했다.

한편 조직혁신 TF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일방적인 운영방식 등으로 1600억원의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하고도 기존 창업보육센터의 15% 성과밖에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직혁신 TF 관계자는 “당시 정권의 핵심사업으로 정부 차원에서 짧은 시간 내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붓고 관심을 기울인 데 비해 혁신센터의 성과는 당초 기대한 것보다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