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사의에 '인허가' 걸린 증권업계도 긴장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8.03.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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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감원장,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채용비리 의혹에 사의…수장공백에 인허가 지연 우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대로 금융감독원 대강당에서 열린 사내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대로 금융감독원 대강당에서 열린 사내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이 과거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발행어음과 대주주 변경승인 등 금융당국 인허가를 진행 중이거나 앞둔 증권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장 공백으로 각종 인허가 업무가 지연될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어 지난해부터 증권업계가 호소한 '인허가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는 우려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진행 중인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여부를 NH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 검사와 금융권 채용비리 검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채용비리에 이름이 오르내린 데다, 지배구조 검사를 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결론을 받아 든 후에야 발행어음 인허가 판단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KB증권은 올 상반기까지 기관경고 제재가 남아 있어 발행어음 신청을 자진 철회했고,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을 이유로 심사가 잠정보류됐다.

지난해 11월 초대형IB(투자은행) 인가를 받은 증권사 가운데 발행어음 인가를 함께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뿐으로, NH투자증권이 두 번째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 중론이었다.

그러나 최 원장이 사의를 표명한데다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가 장기화될 관측마저 나와 NH투자증권의 인허가 전망도 불투명하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최근에서야 인사를 마치고 조직을 정비한 금감원이 한 번 더 수장 공백 사태를 겪으면서 굵직한 사업 인허가 결정을 쉽사리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 M&A(인수·합병)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SK증권 우선인수 협상자에 선정된 케이프컨소시엄이 금감원의 대주주변경심사 벽을 넘지 못하고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금감원이 케이프 인수구조가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대주주 변경과정에서도 금감원의 판단이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가운데 대주주변경 승인을 앞둔 SK증권, 골든브릿지증권의 M&A 거래가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허가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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