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모드에 돌아온 외국인…봄바람 이어질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8.03.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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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론 "코스피 3000선 진입요인" vs 신중론 "美 자국주의 등 역풍도 커"

한반도 긴장감이 크게 해소되면서 증시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다. 남북, 북미 대화를 위한 물밑 준비가 진행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으며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남북대화는 증시에는 분명 긍정적이나 영향력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코스피 3000 진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강세론과 함께 "실적둔화, 미국 보호무역 기류역풍에 주목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전날 1989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도 1975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들은 최근 코스닥에서도 주식을 사들이는 추세다.

외국인과 기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이달 초 한 때 2375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2484.11로 반등했고 코스닥지수는 884.27로 마감, 2%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월말 1082.8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064.75로 마감했다.

증시에서는 남북 긴장감 완화라는 지정학적 위험감소가 한국 및 아시아 시장에서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긴장감이 최고조였던 지난 해 하반기 아시아 주요국에서는 8~9월에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다"며 "이는 북한과 미국의 말폭탄이 오고 가던 시기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뿐 아니라, 파급효과가 미칠 아시아 시장 전역에서 위험 관리를 진행했던 것"이라며 "지정학적 위험 완화로 아시아 시장에 글로벌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주식시장의 내재위험 프리미엄(IERP)은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이다. 반면 기업들의 실적은 개선됐기 때문에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3년래 최저치 수준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2011년부터 북한은 세계적 이슈가 됐는데 이 관심도가 여타 신흥국 증시 대비 한국증시 할인율(MSCI기준)과 동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한국주식 입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에 대한 기대를 가져볼 시점임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북한 이슈가 풀려나가는 경로에 따라 올해 상반기 안에 코스피지수 3000 진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선 나온다. 북한의 핵 개발 포기와 군비감축, 남북 경제교류 등이 패키지로 연결될 경우에는 예상보다 큰 파급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여전히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높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내놓는다.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북한과 미국의 관계도 자국 상황에 따라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북미는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의 역학 관계도 껄끄러운 상황"이라며 "미국이 주도하는 UN제재위원회 등 국제사회의 시각도 변수로 남아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남북관계가 원만하게 풀려나가더라도 증시가 반드시 상승곡선을 그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이 보이고 있는 자국 중심 무역주의 역풍이 대기하고 있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성장세 둔화도 들여다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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