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 균형 안 잡히는 소상공인…일·여가 41.8점 '낙제점'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8.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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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노동 10.9시간·개인생활 1.4시간…음식·소매업 가장 길어

'일과 삶' 균형 안 잡히는 소상공인…일·여가 41.8점 '낙제점'


영세 소상공인들은 하루 11시간가량 일하고 1시간30분 정도의 개인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도는 41.8점으로 낙제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 전국 5인 미만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일과 삶의 균형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상공인들은 실제 일에 평균 10.9시간, 개인생활에는 1.4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한 달 평균 근로시간은 294.4시간, 휴무일은 3일이었다. 일과 삶을 시간 비율로 환산하면 약 9대 1이다. 희망하는 시간은 8시간과 3시간으로 약 7대 3 수준이었다.

소상공인 중 음식점업과 소매업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1.4시간과 11.1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반대로 자동차·부품판매업은 10.3시간으로 나타나 가장 적은 노동시간을 기록했다.



매출에 따른 개인시간을 살펴보면 월매출이 높을수록 개인시간이 많아지는 구조지만 7000만원을 넘어서면 평균값에 수렴했다. 월 매출 500만원 미만의 경우 가장 짧은 1.3시간을 나타냈고, 3000만원 이상 7000만원 미만 구간은 1.6시간으로 조사됐다. 또 연령이 높을수록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0세 미만(일과 삶 균형도 48.4점)의 개인 시간은 1.9시간인데 반해 60대 이상(38.4점)은 1.3시간에 불과했다.

소상공인 3명 중 1명(29.1%)은 1년 전과 비교해 일과 삶의 균형이 더 기울어졌다고 느꼈다. 절반 이상(67.1%)은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소상공인들은 노동생산성 저하와 건강이상을 겪었다. 절반 이상이 '일의 질이 저하'(55.9%·복수응답)와 '만성피로·피곤함·우울감'(54.9%)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삶' 균형 안 잡히는 소상공인…일·여가 41.8점 '낙제점'
일과 삶의 균형을 위협하는 요소로는 대외적 문제인 '내수불안 등 경기침체'(72.9%·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불안정한 수입(60.4%) △오랜 노동시간(37.1%) 등 순이었다. 이에 따라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사회안전망 확대(48.4%), △사업영역 보호(43.9%) △사업활성화 지원(38.1%) △노동시간 단축 지원(28.7%) 등을 꼽았다.

중기중앙회 측은 "생계형 자영업이 많은 우리나라 소상인 특성상 일과 삶의 균형은 매우 열악하다"며 "일자리 안정자금과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 등 기존 제도와 더불어 임대료 상한제,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등 넓은 차원에서 촘촘하게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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