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창업' 붐… Z세대가 일하는 방법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03.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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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활을 '동영상'으로 해결하는 Z세대… 스마트폰 하나로 창업·구직 활동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는 대학생. /AFPBBNews=뉴스1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는 대학생. /AFPBBNews=뉴스1


#영국에 사는 댄 밀러(19)는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자 소셜미디어 '영 프로페셔널'의 CEO(최고경영자)다. 영국 전역 400개 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서비스 중인 이 SNS는 차세대 '링크드인'이 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직원은 10명. 필요한 인력은 모바일 앱을 통해 뽑는다.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연령층을 뜻하는 Z세대가 취업 대신 '마이크로 창업'을 택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SNS와 함께 자라온 Z세대의 대표적 키워드는 '동영상'이다. TV보다는 유튜브를 보고, 궁금한 것은 검색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에서 검색한다. 친구와 채팅할 때도 짧은 영상을 주고받는 걸 선호한다. 이러한 까닭에 Z세대들은 유튜브에서 메이크업, 새 가전제품 개봉기, 비디오게임 생중계, 혹은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마이크로 창업'을 시작하기 쉬운 것이다.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성공으로 여기는 전 세대와는 가치관이 다르다.

뉴욕대학교 경제학 아룬 순다라라잔 교수는 "Z세대는 인스타그램에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며 자란 세대"라며 "조직의 톱니바퀴처럼 소속되기보다 개인을 드러내는 것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Z세대는 '마이크로 창업' 1세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마이크로 창업' 열풍은 과거 2000년대 초반 벤처 바람과는 다른 면이 있다.

샌디에이고 대학의 심리학 교수 진 트웬지는 "Z세대의 창업은 직장을 오래 다닐 수 없다는 공포나 개인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건 굉장히 꺼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미히르 가리멜라(18)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처럼 무언가에 확신을 갖는다고 학교를 그만두고 싶진 않다"며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창업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리스크를 지기 싫어하는 형태가 초기 투자금이 거의 들지 않고,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마이크로 창업'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 창업'에는 내가 가장 잘하고 관심 주제, 그걸 담아줄 카메라, 혹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된다.

Z세대가 본격적으로 취업을 할 연령이 도래하면서 기업들의 채용 시장도 완전히 바뀌고 있다.



Z세대들은 워드파일에 빼곡히 적은 자기소개서보다는 영상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실시간 채팅으로 지원하는 회사 인사담당자와 대화한다. 이들은 물리적인 업무 공간 구분을 싫어하고, 경계없는 업무 환경, 빠른 기술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직업을 택한다. AI(인공지능)의 시대가 다가오는 것도 이들에겐 오히려 기회의 장이다.

맨체스터 대학 조직심리학 교수 캐리 쿠퍼는 "Z세대는 AI(인공지능)가 일자리를 뺏길까 걱정하는 전 세대와 달리, 어떻게 나를 위해 쓸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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