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관세후 지적재산권 무기로 中 집중공격 나선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8.03.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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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지적재산권 침해조사 근거로 中 수입품 관세 및 투자제한 검토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2017.11.09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2017.11.09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 후 중국을 겨냥한 추가적인 무역 공격을 예고했다. 지적재산권 침해를 문제 삼아 중국에 집중한 규제들을 더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이번주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한 행정명령 서명 후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응한 추가적인 무역 제재를 수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 지적재산권 관행과 관련한 별도의 무역 조치를 곧 공개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중국을 겨냥한 미 행정부의 새 조치는 지난해 8월 미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착수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에 따른 후속 조치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중국의 법, 정책, 관행 등이 미국 기업에게 기술 이전을 압박했는지와 지적재산권을 적절하게 보호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 조사와 연계해 미 정부 측은 수개월간 대응 방식을 검토해 왔다. 논의 결과 미 정부는 100개 이상의 중국 수입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발, 의류, 가전제품 등 광범위한 품목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중국 투자자나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나 일정 규모 이상의 지분 취득을 막는 대미 투자 제한도 고려 중이다



다만 세부 사안은 유동적이다. USTR은 아직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부과가 미국 기업이나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지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미 재무부가 주관하는 대미 투자 제한도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투자 제한 규제 대상을 중국 국영 기업으로 제한할지 여부부터 미국 산업중 어떤 분야를 보호 업종으로 설정할지 여부 등이 아직 검토 단계다.

이에 따라 일부 미 정부 관계자들은 투자 제한 세부안을 마무리 짓는데 시일이 상대적으로 더 소요될 수 있는 만큼 관세 조치를 먼저 발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경우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를 거치지 않고 중국에 직접적인 관세 부과에 나선다면 WTO를 통한 중국 측의 제소나 보복조치가 강화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측면에선 투자 제한이 더 부작용 없는 방법이란 주장도 나온다. WTO 체제 하에서 투자에 대한 국제 교역 규칙은 더 개방적이고 덜 엄격한 측면이 있어서다. 투자 규제가 미 의회의 입맛에도 더 맞는다. 미 의회는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해외직접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의 입법화를 추진중이다.

한편 미국 내에서 격렬한 반발을 불러온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다르게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대응은 미 산업계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 왔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오랜 기간 중국의 무역 관행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미국 기업들에게 기술이전을 강요했다고 주장해 왔다.

정부 경제 관료들도 대체로 이에 대한 필요성을 수긍해 왔다. 사실 지적재산권 관련 조치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이전에 시행될 계획이었으나, 이 순서가 지난주 트럼프의 돌연한 발표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뒤집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티코는 한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깜짝 발표된 것과 다르게 지적재산권 조치에 대한 법적, 경제적 연구들은 이미 완료 돼 있고 이에 대응한 조치도 거의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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