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IPO시장, 중소형사 먹거리는 1% 불과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8.03.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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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 닫힌 중소형 증권사]③대형 IPO·공모가 상단 릴레이 흥행되도 중소형사 자리는 줄어

지난해 IPO(기업공개) 시장은 넷마블게임즈,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조단위 공모규모를 자랑하는 '대어'가 잇따라 등장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무료 수수료 경쟁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기존 사업을 대체할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증권업계도 IPO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하지만 자본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은 IPO 시장에서 양과 질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공모규모 100억원대 소규모 IPO 시장마저 대형사에 내주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림의 떡' IPO시장, 중소형사 먹거리는 1% 불과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IPO를 통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기업은 총 49개사(스팩 제외)로 공모규모는 5조798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65건, 공모규모 6조2378억원과 비교할 때 각각 24.6%, 7% 감소했다.

공모 건수가 대폭 감소지만 대규모 IPO가 나온 데다, 상장 기업이 잇따라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등 흥행이 이어져 공모규모는 한 자리 수 감소에 그쳤다.



IPO를 주관한 증권사들의 희비는 자본규모별로 엇갈렸다. 지난해 IPO 시장에서 자본규모 10위권 중소형사가 단독 주관한 IPO는 단 6건에 불과했다. 키움증권이 엠플러스와 디앤씨미디어, 케이피에스, 아스타를 상장시키며 4건, 신영증권이 비디아이와 이더블유케이 등 2건씩 실적을 올렸다.

SK증권과 IBK투자증권이 각각 KB증권, 대신증권과 공동주관으로 1건씩 IPO를 성사시킨 것을 제외하면, 중소형사에선 키움증권과 신영증권 두 곳만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등 여러 중소형사들이 IPO 성적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공모규모 기준을 살펴보면 좁아진 중소형사 입지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중소형사가 주관한 IPO 공모규모 합계는 738억원이다. 2016년 3999억원에서 금액기준으로 5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전체 IPO 시장에서 중소형사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6.4%에서 1.4%로 위축됐다.


특히 공모규모 200억원 미만 IPO 27건 가운데 빅5를 비롯한 대형사들이 주관한 실적은 14건으로 집계돼, 중소형사가 IPO 시장에서 설 자리가 점점 더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중소형사 IPO 담당자는 "IPO 과정에서 주관사의 자본력이나 거래 경험이 중시되다 보니 대형사 선호현상이 심화 됐다"며 "최근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시장은 달아올랐지만 중소형 증권사에게 기회가 주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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