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NYT에 치인 버즈피드, 결국 장사 나섰다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18.03.0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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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와 손잡고 자체 주방용품 라인 판매…미디어 기업으로 주춤하며 소매업 진출 선언

/사진=버즈피드가 월마트에서 독점판매하는 주방용품들 /사진제공=Buzzfeed/사진=버즈피드가 월마트에서 독점판매하는 주방용품들 /사진제공=Buzzfeed


한 때 뉴욕타임스가 '가장 강력한 경쟁매체'로 꼽았던 미디어 기업 버즈피드가 소매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패스트컴퍼니 등에 따르면 버즈피드가 월마트와 손잡고 자체 주방용품 브랜드 ‘테이스티 쿡웨어(Tasty Cookware)’를 출시한다. 그릇, 냄비 세트, 주걱 등 총 90여 가지의 상품이 있으며 월마트 4000개 매장 및 월마트 온라인 스토어에서 다음 주부터 독점으로 판매한다.

제품 개발은 ‘버즈피드 프로덕트 랩’에서 담당했다. 버즈피드 프로덕트 랩은 2016년 말 버즈피드가 이커머스 회사 스크롤(Scroll)을 인수하며 만든 상품 기획 및 개발 전문 조직으로 이미 ‘테이스티숍(Tasty Shop)’이라는 전용 온라인 쇼핑몰에서 요리책, 전기레인지, 커피원두 등을 판매한 바 있다.



/사진제공=Buzzfeed/사진제공=Buzzfeed
이처럼 버즈피드가 소매업에 전면적으로 나서게 된 데에는 기존의 수익모델이던 광고사업 분야에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광고시장에선 페이스북과 구글의 독점이 강화되며 버즈피드의 대표 수익원이었던 '네이티브 애드'(기사형 광고)의 입지가 좁아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디지털 광고비 총 830억 달러(90조원) 중 페이스북과 구글에서 발생한 비율이 67%에 달했다.



여기에다 웹사이트 순 방문자 수마저 2016년 2위에서 1년 사이 5위로 내려앉았다.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가짜뉴스 논란이 제기되며 독자들은 뉴스에 관한 한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레거시 미디어(전통 언론)'를 찾게 됐고 스낵 콘텐츠와 가벼운 기사 중심의 버즈피드 방문자들은 크게 줄었다.

결국 지난해 말 버즈피드는 회사 직원 중 8%를 해고했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목표치에 15~20%가량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즈피드 CEO인 조나 페레티는 역시 지난해 12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미디어 사업은 이미 위기를 맞았다”며 “앞으로는 소매업, 콘텐츠 제작 등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버즈피드의 커머스 부문 총책임자인 벤 카우프만은 이번 월마트와의 협력에 대해 “우리는 월마트의 오프라인 공간과 판매력을, 월마트는 온라인·디지털 분야로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테이스티 쿡웨어의 매출은 올해 그룹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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