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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과 개강을 맞이한 대학가 곳곳이 설레고 있지만 학업을 잠깐 내려놓고 학교를 등지는 '휴학생'도 적지 않다. 스펙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휴식'을 택하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은 휴학으로 지친 학업에 잠깐의 쉼표를 찍어 재충전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한다.
◇꿈은 해외 경험, 현실은 학자금 마련·취업 준비=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졸자의 휴학경험 비율은 43.3%로 남자는 평균 2년 7개월, 여자는 1년 4개월이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최소 1년 이상씩은 휴학하는 셈이다.
휴학을 계획하는 이들 10명 중 7명은 휴학 이유로 '학자금 마련(43.6%)'과 '인턴 등 취업에 도움이 될 사회경험을 위해(26.7%)'등 현실적인 이유를 꼽았다. 대학생활 중 꼭 해보고 싶은 로망 1위로 '해외여행·어학연수(50.5%)' 등 해외경험이 꼽히기도 하고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해 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정작 대학생들은 녹록치 않은 현실에 휴학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취업 걱정에 시달리는 대학교 3·4학년 학생들의 휴학 비율이 저학년 학생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오히려 학생들은 취업 경쟁이 치열한 요즘 남들보다 뒤처질까봐 휴학 후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두렵다고 입을 모은다. 잠깐의 휴식이라도 취했다가는 요즘 시대에 남들과 차이가 벌어져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오랫동안 쌓인 경쟁적이고 성취 지향적인 문화와 취업난 등의 상황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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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이모씨(25)는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시작하기 전 1년 간 휴학하며 진로를 정했다. 이씨는 오랜 시간 휴학을 계획하며 여행,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적성을 발견했다. 이씨는 "쉼 없이 달려오기만 하다가 휴학 기간 동안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1년 간 재충전도 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알차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회계사 윤모씨(27)는 휴학 기간 동안 본인의 전공과 다른 적성을 찾아 직업을 얻었다. 윤씨는 "어문 계열을 전공했는데 나와 잘 맞지 않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는데 군 전역 후 바로 휴학을 하고 여행과 아르바이트, 인턴 등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며 숫자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하고 싶은 공부를 하자 남들보다 늦었다는 두려움보다는 즐거운 마음이 더 컸고 결국 결과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학으로 갭 이어를 보낸 경험자들은 무턱대고 휴학을 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한다. 남들과 달리 잠깐 쉬며 나 자신을 되돌아 보기 위해선 철저한 휴학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들은 휴학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간인지 고민하고, 휴학 전 미리 휴학 계획을 완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나만의 버킷리스트 만들기나 흥미·적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