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코스닥 투자 확대 '예열' 마쳤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8.02.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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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혼합한 새 지수 'KRX300' 적용 검토 중…성과 검증 마치면 일부 위탁유형에 벤치마크 적용

연기금, 코스닥 투자 확대 '예열' 마쳤다


연기금이 코스닥 투자 확대에 시동을 걸기 위한 '예열'에 나섰다. 코스닥 비중을 높인 새로운 지수인 'KRX300'을 일부 위탁 자산에 벤치마크(기준잣대)로 신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연기금이 기존 코스피 지수 중심의 벤치마크를 수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이 정부의 코스닥 투자 확대 방안에 호응하기 위해 KRX300의 벤치마크 적용과 위탁운용시 '코스닥 투자형' 신설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초 정부 발표 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연기금들은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관련 지수와 신상품을 속속 출시하자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5일 코스피 232개, 코스닥 68개 기업으로 구성된 새로운 지수인 KRX300을 선보였고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해당 지수 움직임을 따라 수익을 내는 인덱스펀드를 연이어 출시했다.



한국거래소도 다음달 말 KRX300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와 KRX300 지수 선물을 상장하면서 코스피·코스닥을 홉합한 새로운 투자 유형이 확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코스닥 투자를 확대할 경우 평가에 유리하도록 기금평가 지침을 개선한 것도 연기금의 전향적 태도 변화에 한몫을 했다.

615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최대 '큰손' 국민연금은 위험 허용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코스닥 투자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RX300을 주식 투자의 하위 유형 중 하나로 신규 적용할 경우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현행 자산운용 기준을 개선하지 않더라도 가능할 것"이라며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이 마무리되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학연금은 KRX300을 벤치마크로 하는 새로운 위탁운용 유형을 만드는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말 사학연금은 총 15조8404억원을 운용하며 이 중 4조2028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주식의 코스닥 투자 한도는 20%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재 2.5% 가량만 코스닥에 투자하고 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맡길 때 코스피와 코스닥을 일정 비율 혼합 투자하는 유형을 만들면 여기에 KRX300을 새로운 벤치마크로 제시할 수 있다"며 "코스닥 투자 한도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자산운용위원회 의결 없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공단도 새 지수가 기존 코스피200과 비교해 안정성과 성장성 등이 유용한지를 파악 중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운용자산(지난해 말 기준)은 7조2563억원으로 국내 주식에 2조422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코스닥 투자 비중은 국내 주식의 5% 수준이다. 성과 검증 차원에서 일부 시험 투자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소형 연기금 및 공제회 등은 운용자산을 유형별로 세분화해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탁운용시 코스닥 투자형을 신설하거나 새로운 벤치마크를 도입하는데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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