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다이아몬드의 감정 기준은 연마정도, 크기(캐럿), 컬러, 투명도 등인데 크기 외에는 감정사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종이로 된 감정서는 분실·위조 우려도 있다. 다이아몬드는 감정서가 없어지면 가치 재산정이 복잡한데 이를 악용해 판매상과 감정사가 짜고 분실처리한 뒤 감정서를 위조하기도 한다. 영국에서만 보석 보험사기로 지급되는 보험금이 매년 20억 달러(약 2조1000억원).
우선 원석 채굴회사는 원석의 크기, 산지, 어느 연마회사로 갔는지 등의 정보를 블록으로 등록한다. 다음으로 연마회사가 다이아몬드를 가공한 뒤 세계적 감정기관 GIA로부터 감정서를 받아 관련 정보를 블록으로 추가한다. 그러면 에버렛저는 이 다이아몬드에 대해 40군데를 측정해 그 결과 고해상도 사진을 다시 해당 다이아몬든 블록에 등록한다. 이후 수집상, 도매상, 소매상 등도 소유권이 넘어올 때마다 블록이 추가된다.
요약하면 다이아몬드를 도둑맞지 않기 위해 숨겨놓는 게 아니라 어떻게 가공되고, 유통됐는지 모두 공개하는 것이다. 참여자 모두가 이 다이아몬드를 누군가 훔쳐가지 않는지, 위조하지 않는지 감시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경찰과 보험사도 블록체인에 참여한다.
만약 누군가 다이아몬드를 훔치면 어떻게 될까? 다이아몬드 주인 A가 도난당한 뒤 경찰, 보험사에 신고하면 해당 다이아몬드 블록에는 '분실'이라는 정보가 추가되고 참여자들에게 공유된다. 도난을 당한 A가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았다면 소유권이 보험사로 넘어갔다는 정보도 등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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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B가 훔친 다이아몬드를 팔려고 보석상을 찾았다면? 보석상이 구입 정보를 네트워크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이 다이아몬드가 분실된 것임이 밝혀진다. 실시간으로 경찰과 보험사가 이 정보를 전달받고 B는 검거된다. 다이아몬드는 보험사에 넘겨진다.
만약 A와 B가 보험금을 목적으로 꾸민 일이라고 해도 다이아몬드의 소유권이 보험사로 넘어간 것을 네트워크 참여자가 알기 때문에 사기를 줄일 수 있다.
에버렛저 창업자 린 켐프는 "광산에서 보험사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눈에 보이는 기록들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신뢰감을 주는 것, 이것이 블록체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국제문제로 지적돼온 '블러드(blood) 다이아몬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아프리카 분쟁국이 아이들을 동원해 다이아몬드를 채굴한 뒤 이를 팔아 전쟁 비용으로 쓰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다이아몬드가 불법적으로 생산됐는지, 밀수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싱가포르 다이아몬드 국제거래소는 2017년 6월 에버렛저의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다. 이 거래소는 일반 투자자들이 실시간으로 다이아몬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2016년 설립됐다. 순도만 측정하면 되는 규격화된 금과 달리 다이아몬드는 가치 산정이 복잡해 투자 대상으로는 어려웠는데 블록체인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