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T, 후계 CEO 양성 프로그램 만든다…지배구조 개선안 마련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8.02.2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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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위원회, 개선안 보고서 이사회 제출

[단독]KT, 후계 CEO 양성 프로그램 만든다…지배구조 개선안 마련


KT가 CEO(최고경영자) 양성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안정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이사회 내에서 CEO 후보 추천 및 양성 기능을 만들고 이사회 의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 코드에 맞는 인물로 CEO가 교체되는 등 불안정한 경영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안이다.

25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KT지배구조개선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안 보고서를 마련해 최근 이사회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황창규 KT 회장 연임 당시 이사회가 황 회장에게 요구했던 사안으로, KT 내부의 자구책인 셈이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우선 사내외 주요 인사들을 중심으로 차기 CEO 후보군을 선정, 육성하고 평가하는 절차를 마련한다. 예컨대 사내에서 일정 직급, 근속연수 이상인 인사들은 자동으로 CEO 후보군으로 포함돼 관리, 육성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CEO 승계 방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KT는 정권 교체시마다 CEO들이 불명예 퇴진하는 일이 반복됐다. 남중수 전 사장은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된 후 자리에서 떠났고 이석채 KT 회장 역시 배임, 비자금 건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자진 사퇴했다. 황 회장 역시 정권 교체 이후 퇴진설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현재 황 회장은 KT 임원들 명의로 국회의원들에게 상품권 깡을 통해 로비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사실상 퇴진 압박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정치 논리로 번번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CEO가 물러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차기 CEO 후보군을 관리하고 양성해 안정적인 승계 방안을 마련하는 게 지배구조 개선 방안의 핵심인 셈이다. 글로벌 기업 GE(제네럴일렉트릭) 등은 CEO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간 CEO 후보군을 검증하고 이후 경영 역량 평가 및 양성 기간을 갖는다. 국내에서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이사회가 CEO 경영 승계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후계자, 임원 교육 제도 등을 마련, 공개할 것을 권고하는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마련한 바 있다.

아울러 KT 이사회에 CEO 후보 관리, 양성을 진행하는 기능을 추가해 이사회 권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사외이사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회장(CEO) 선임 이후 CEO와 이사회 의장과 경영계약을 맺도록 하는 등의 일부 정관을 수정한다. 현재는 CEO 선임 이전에 KT 이사회 내부에 CEO추천위원회가 구성, CEO를 결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후 CEO추천위원장이 회사를 대표해 CEO와 경영계약을 체결하도록 돼 있다.

KT지배구조개선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선진적인 국내외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다양하게 분석했고 지배구조와 관련한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반영했다”며 “투명하고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한 개선 방안”라고 말했다. KT는 이같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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