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49년만에 아들 찾아준 경찰…"귀가 닮아서"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18.02.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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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이웃 하숙생 따라갔다 부모 생이별 50대 신고에…경찰, DNA 대조로 찾아

유괴 49년만에 아들 찾아준 경찰…"귀가 닮아서"


반세기 동안 생이별을 겪은 모자(母子)가 경찰의 도움으로 만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2일 오후 1시 서초서에서 장기실종자 아들 A씨(53)와 어머니 B씨(76)의 모자 상봉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1969년 9월 '선물을 사주겠다'던 이웃집 하숙생의 말에 집을 나서며 모자의 생이별이 시작됐다. 당시 하숙생은 A씨를 서울 남대문시장으로 데려가 가족 몰래 다른 가정에 입양시켰다.



뒤늦게 어머니 B씨는 하숙생을 유괴범으로 신고했지만 아들을 찾을 수는 없었다. B씨는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고 방송에도 출연했다. 그사이 아들을 애타게 찾던 아버지 C씨(82)는 치매에 걸렸다.

다른 가정에 입양된 A씨는 10살이 되고 나서야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친부모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원망하는 마음을 가졌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A씨는 지난해 9월 서초서에 친부모를 찾아달라는 신고를 했고, 경찰은 A씨의 유전자와 사진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1969년 프로파일링 자료로 있던 5살배기의 사진을 확인하던 중 A씨와 비슷한 귀 모양을 가진 아이를 발견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당시 실종 아동의 부모로 등록돼 있던 B씨와 A씨의 친자 확률은 99.9999%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귀가 상당히 유사해 1대 1 비교를 했다"며 "가족의 DNA도 확보했던 상태여서 A씨의 DNA와 대조했더니 결과가 99.9999% 일치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도형 서초경찰서장은 "헤어져 있던 가족을 찾게 된 가장 큰 동력은 포기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해주신 당사자들의 의지였다"며 "어디선가 애타게 잃어버린 가족을 찾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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