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결제·수수료 폭탄…美 최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카드사 갈등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8.02.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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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 최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코인베이스(Coinbase)가 결제 문제를 두고 은행과 카드사 등 기존 금융권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가상통화 투자 자금을 거래사이트에 입금해 온 투자자들에게 결제 대금이 중복 청구되거나 고율의 현금서비스 수수료 부과되는 일이 발생했다. 레딧(Reddit) 등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직까지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 16일 코인베이스 측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며 카드사가 저지른 잘못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코인베이스 측은 "장기적으로 고객들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지불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각국의 가상통화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신용카드 결제를 통한 투자금 입금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코인베이스는 여전히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관계자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에서 이 같은 방식의 투자금의 비중이 20%에 달한다. 특히 초보 투자자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 신규 자금 유입의 주된 통로로 여겨진다.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기존 금융권과 거래사이트의 갈등은 지난해 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갈등은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주요 카드사가 거래사이트의 가맹점 분류코드를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블룸버그는 금융권 관계자를 인용해 은행들이 카드사에 가상통화 시장의 위험성을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변동성이 큰 가상통화 결제가 일반적인 상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큰 금융거래라고 보고 현금서비스에 준하는 고율의 수수료를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대출 거래업체 렌드에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 구매자의 18%는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이 가운데 22%는 카드 대금을 결제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에 대한 신용카드 중복 결제는 카드사가 거래사이트 가맹점 분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카드사가 거래사이트에 새로운 분류 코드를 적용하면서 기존에 이뤄진 결제가 반복해서 이뤄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카드사와 은행측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문제가 커지자 거래사이트, 카드사, 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논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코인베이스 관계자는 자신들에 대한 코드 분류가 비금융기관(Non-financial institution)으로 분류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곧바로 카드사 측은 변경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거래사이트와 카드사의 갈등은 이번 뿐 만이 아니다. 신용카드 결제가 주요한 투자금 입금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거래 분류와 수수료 부과를 두고 양측이 갈등을 벌여왔다. 지난 3일 씨티은행·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3대 대형은행은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를 금지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부터 주요 8개 카드사가 해외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서의 신용·체크카드 거래를 제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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