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에프앤씨, 1년만에 두 배 뛴 기업가치 인정받을까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02.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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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순이익 129억원 성장세…지배구조 복잡, 주관사 KB증권과 채무관계도 우려

크리스에프앤씨, 1년만에 두 배 뛴 기업가치 인정받을까


골프웨어 브랜드 '파리게이츠'를 보유한 크리스에프앤씨가 연내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3월 코스닥 상장사인 필링크 (2,410원 ▲15 +0.63%)가 지분 63%를 1725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2700억원이었으나 인수 후 1년이 채 안 돼 기업가치 5000억원까지 넘보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크리스에프앤씨는 상반기 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코스피 상장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주관사는 KB증권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골프웨어 핑을 시작으로 캐주얼 브랜드 잭앤질, 일본 골프웨어 라이선스 브랜드 파리게이츠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기준 매출액 2043억원, 영업이익 305억원, 당기순이익 1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4.5%, 영업이익은 45.8%, 당기순이익은 6.6% 늘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796억원, 당기순이익은 129억원을 기록했다.

성수기인 3분기에만 지난해 온기 순이익의 약 70%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의류브랜드 및 OEM 제조업종 평균 PER(주가수익배율)가 15배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어 연환산 이익과 PER을 고려하면 시가총액 5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크리스에프앤씨 최대주주인 필링크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주관사인 KB증권과 채무관계가 형성돼 상장 시 기업가치가 부풀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KB증권은 인수 당시 250억원을 직접 대출했으며 다른 금융사를 통해 25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했다.

필링크는 모바일용 IT플랫폼 개발사로 2016년 별도 기준 매출액 164억원, 영업손실 9억원, 당기순이익 4억원을 기록한 업체다. 2016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400억원으로, 크리스에프엔씨 인수 당시 필링크의 최대주주 역시 젬백스테크놀러지 (789원 ▲95 +13.69%)로 변경됐다.

현재 크리스에프앤씨는 '젬백스테크놀러지→필링크→크리스에프앤씨→크리스에프앤씨인베스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크리스에프앤씨인베스트는 필링크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로, 필링크가 지난해 4월 크리스에프앤씨인베스트를 설립하고 크리스에프앤씨 주식을 모두 이전했다.

크리스에프앤씨인베스트는 지난해 5월 KB증권에서 인수금융 500억원을 대출받았으며 주관사인 KB증권은 크리스에프앤씨인베스트에 대해 양도담보권, 주식근질권, 예금근질권 등을 설정해 둔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신청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언급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인수자금 조달 과정이나 내부통제 등에 무리가 없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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