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삼성·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해 국내 수출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미국 정부가 시행한 세이프가드 조치와 관련, "부당한 조치에 대해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 전시된 세탁기. 2018.1.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이어 철강제품에까지 관세폭탄을 예고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이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으로 통상마찰이 확대될 우려가 있어 우리 수출 전선의 비상이 자칫 '3% 경제성장률'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영관 KDI 연구위원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대한 통상압박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서 불공정성을 주장하는 자동차 업종에 대한 타깃은 이미 예상된 부분이어서 기존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선 중단기 적인 대책을 세워 정부, 협회, 민간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KDI가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2.9%도 힘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도 미국의 자국중심 정책이 우리나라 수출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지칠 것으로 우려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꼽히는 이유는 미국의 자국중심 정책에 있다"며 "내수경기가 둔화돼도 수출이 뒷받침돼 경제성장 3%를 이끌수 있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한계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한 한국은행은 현재까지 3%대 성장 목표를 유지했다. 배병호 한국은행 국제무역팀장은 "세탁기의 대미 수출비중이 낮은 수준이고 국내 철강사들이 미국 수출 비중을 줄여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대한 통상압박이 확산될 경우 거시경제적으로 우려할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보내는 메시지가 중요한데, 통상압박 조치가 더 확산될 수 있어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