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사 인수합병 할 적기 온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8.02.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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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인사이트]이상윤 한국투자증권 북경투자자문사 법인장

이상윤 한국투지증권 중국 법인장 이상윤 한국투지증권 중국 법인장


"아시아 1등 투자은행 도약에 중국 시장을 빼놓을 수 없죠. 현지 금융기관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늘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상윤 한국투자증권 북경투자자문사 현지 법인장(41·사진)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법인장은 2010년 중국 법인장으로 부임해 올해 9년 차로 한투증권 내에서 젊은 중국통으로 불린다. 중국 투자 상품개발과 자금유치, IB(투자은행)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그는 앞으로 한국 증권사, 금융그룹이 중국 금융기관을 인수할 적당한 기회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미국 금리 인상과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비해 외화반출에 매우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런 보수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중국 금융기관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개방 정책에서 외국 금융기관의 중국 증권사 지분 50% 이상 소유를 허용한 것도 긍정적이다. 이 법인장은 "몇 년에 걸쳐 거품이 빠진다면 인수합병을 할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도) 적당한 매물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증시는 2008년 대폭락과 이후 반등, 2015년 하반기 대폭락과 급등을 반복했다.


그는 "2015년 대폭락 이후 2016년부터는 소비재를 중심으로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묻지마 투자가 아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된 주가 상승으로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직접 주식투자를 생각한다면 정책 리스크가 큰 금융업보다는 소비재 관련 종목이 좋아보인다고 추천했다. 중국 경제는 '14억명'이라는 소비 시장이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과 중국의 기관투자자들이 상호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 법인장은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신과 함께' 영화 제작에 중국 최대 애니메이션회사 알파애니메이션의 투자를 주선했다. 1·2편이 동시 제작됐지만 이미 1편 흥행만으로도 투자금 회수에 성공해 모범적인 투자 사례를 만들었다.

중국 명문 비즈니스스쿨인 장강상학원 최고경영자(EMBA) 과정에서 알게 된 중국과 홍콩 내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도 밑거름이 됐다. 장강상학원은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이 설립하고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졸업한 명문 MBA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불신이 여전하다"며 "홍콩 시장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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