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짧아지고 기능 늘고"…교복 디자인 변천사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2018.02.23 04:06
글자크기

[교복 리폼]⑥ "핏·스타일·개성"…교복 유행, 어떻게 바뀌었나?

[MT리포트]"짧아지고 기능 늘고"…교복 디자인 변천사


핏, 스타일, 개성…. 최근 유명 학생복 브랜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접하는 단어다. 교복은 어느 시대에나 유행한 스타일을 반영하지만, 요즘 교복은 자신의 체형에 맞게 줄이고 늘려 입도록 제작돼 한결 개성과 스타일을 살렸다. 아이돌의 무대의상만큼이나 슬림한 라인과 짧은 길이가 어른들의 혀를 차게 만들지만 '10대의 상징' 교복만큼 청소년들의 패션 트렌드와 개성이 묻어나는 복장도 없다. 과거의 교복은 어땠을까.



◇1980년대까지 대동소이…바지교복 입은 여학생도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영화 '친구' 스틸컷/사진=국가기록원 제공, 영화 '친구' 스틸컷
서양식 교복은 1920년 일반화됐다. 이후 1980년대까지 이름표를 달고 남학생은 까까머리, 여학생은 단발머리로 학교에 다녔다.



남학생은 모자를 쓰고 통이 큰 일자 바지를 착용했다. 여학생은 여름에는 커다란 윙칼라 블라우스와 무릎을 가리는 플레어스커트를, 겨울에는 감색이나 검은색 상·하의를 입었다. 그 당시 가방은 모두 사각 형태였다. 1960년대 여학생의 바지 교복을 도입한 학교도 있었다.

멋좀 부린다는 남학생은 바지 밑단을 나팔바지로 만들어 입기도 했다. 여학생들은 칼라에 풀을 먹여 윤기를 내거나 치마를 접어 올려 입었다.

1983년 교복자율화가 시행됐다. 획일, 몰개성, 일제 잔재의 상징에서 자유롭게 하겠다는 시도였다. 하지만 1986년부터 복장자율화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교복 착용 여부는 교장 재량에 맡겨졌다.


◇1990~2000년대스타일 강조하며 기성복 유행 반영

/사진=스마트학생복, 엘리트학생복 광고 이미지/사진=스마트학생복, 엘리트학생복 광고 이미지
1990년대부터는 학교별로 고유 디자인이 생겼다. 교복업체에서는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디자인 부분을 강조했다. '옷이 착 맞는다' '다리가 길어 보이는 학생복' 등의 광고 문구를 사용해 학생들이 원하는 체형보정 기능을 보완했다.

어깨에는 두꺼운 패드가 붙었고 허리에는 라인이 없었다. 옷을 크게 입는 것이 유행하면서 소매통을 넓게 해 입거나 본래보다 두 치수 정도 크게 입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허리선을 잡은 X자 실루엣으로 날씬해 보이는 교복이 등장했다. 광고는 '교복도 패션이다' '라인이 예술이다' 등의 강력한 카피를 사용했다. 상의는 엉덩이 위로 올라오게 짧아지고 하의는 슬림하게 변했다.

특히 '꽃보다 남자' '드림하이' '상속자들' 등 TV 드라마에서 화려하고 슬림한 교복이 등장하면서 더욱 교복이 기성복화됐다. 셔츠나 재킷 칼라가 얇고 작아졌다. 여학생들의 치마 길이는 2010년 이후 짧아졌다.

◇2018년 현재'디자인'과 '핏'이 중요

/사진=스마트학생복, 엘리트학생복/사진=스마트학생복, 엘리트학생복
올해 1월 형지엘리트의 교복 브랜드 엘리트가 10대 학생 2946명을 대상으로 '내가 입고 싶은 교복'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복 구매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디자인·핏'(4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2018년 현재 남학생 교복은 상·하의 통을 줄여 활동적인 선을 강조했다. 무릎선을 올려 다리를 더 길어보이게 했고 어깨의 패드를 제거, 부드러운 느낌을 냈다. 여학생 교복은 몸에 붙는 H라인 치마와 짧은 상의가 인기다. 주름이 없어지고 길이는 더 짧아졌다.

한 교복업계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교복은 자기표현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다. 달라진 교복엔 현재의 문화가 깃들어 있는 것"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할 교복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렌드'보다 '품질'…편안함이 우선

/사진제공=엘리트학생복/사진제공=엘리트학생복
업계에서는 유행보다 품질 이슈에 치중하고 있다. 3년 동안 1만시간 이상 입는 교복인 만큼 불편함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소재의 기능성을 강화했다. 정전기 방지와 UV 차단은 물론 오염방지 셔츠와 스트레치 원단을 사용한 재킷으로 활동적인 아이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했다. 여름에는 쿨맥스 소재로 시원하게, 겨울에는 발열 소재나 안감 누빔 사용으로 따뜻하게 입도록 했다.

이색 기능도 많다. 칼라만 따로 떼어 세탁할 수 있는 엘리트 학생복의 '탈부착 셔츠', 셔츠나 재킷 벌어짐을 방지하는 스마트 학생복의 '매너 단추', 여학생들이 작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스쿨룩스의 '틴트 주머니' 등이다.

성장기 아이들이 입는 교복인 만큼 체형 변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허리에는 버튼이나 클립, 밴드 등을 넣어 사이즈를 늘렸다 줄일 수 있게 했다. 여학생 치마의 핏을 고려한 이중지퍼도 있다. 수선이 어려운 치맛단과 소매도 안감을 내장해 손쉽게 늘릴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스마트 학생복 관계자는 "매년 학생들의 취향 분석 트렌드 연구와 유통조사를 실시해 학부모와 청소년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적극 반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변화하는 체형에 대비하면서 수 백번의 세탁을 견뎌내는 교복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