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소리에 '헉'…소리가 주는 극도의 긴장감

머니투데이 평창(강원도)=이영민 기자 2018.02.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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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4일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 관람

14일 오후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 경기가 열린 강릉시 관동 하키 센터에는 한국 관중들의 함성이 가득했다. /평창=이영민 기자14일 오후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 경기가 열린 강릉시 관동 하키 센터에는 한국 관중들의 함성이 가득했다. /평창=이영민 기자


'퍽' '슝' '딱' '쿵'…'와우'

강릉 관동 하키 센터에 울려 퍼지는 퍽(puck) 소리에 관중은 숨을 죽였다. '딱' 소리를 내며 스틱에 맞은 퍽은 새하얀 빙상 위를 빠르게 가로질렀다. 관중의 눈은 퍽의 움직임을 따라가느라 바삐 움직였다. 퍽을 쫓던 선수들이 경기장 벽에 부딪히거나 서로 충돌할 때면 객석에서 우려 섞인 탄식이 나왔다.

14일 오후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 경기가 열린 강릉시 관동 하키 센터 앞은 경기장에 들어가려는 관람객으로 붐볐다. /평창=이영민 기자14일 오후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 경기가 열린 강릉시 관동 하키 센터 앞은 경기장에 들어가려는 관람객으로 붐볐다. /평창=이영민 기자
14일 오전 11시 30분쯤 관동 하키 센터 앞은 인파로 가득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스웨덴과 스위스의 예선전 경기를 보러 온 관람객이었다. 남북단일팀의 경기가 아닌데도 현장 매표소와 보안 검색 구역에 길게 늘어선 줄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아이스하키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관동 하키 센터가 있는 강릉의 날씨는 영상 9도, 체감온도 5도로 크게 춥지 않았다. 풍속 7m/s의 강한 바람이 티켓을 허공에 날리기도 했지만 경기 관람을 앞둔 관람객의 설렘마저 날리지는 못했다. 가족, 친구와 함께 온 관람객들은 경기장 앞에서 들뜬 표정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바빴다.

경기도 화성에서 온 직장인 안윤(46)씨는 고향 강릉에 설 새러 온 김에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안씨는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1월 예매를 했다"며 "아이스하키가 박진감 있고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 경기가 열린 강릉시 관동 하키 센터에는 외국인 관중과 한국 관중이 어우러져 함께 응원했다. /평창=이영민 기자14일 오후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 경기가 열린 강릉시 관동 하키 센터에는 외국인 관중과 한국 관중이 어우러져 함께 응원했다. /평창=이영민 기자
보안 검색을 마치고 들어선 경기장은 경기 시작 전부터 흥분으로 가득했다. 반짝이는 빙상을 카메라에 담는 어린이들, 스위스·스웨덴 국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한국인 관람객, 외국인 응원단과 함께 사진을 찍는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스웨덴 응원단과 사진을 찍던 박인기(66)씨는 이날 오후 4시 40분에 진행되는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예선 경기를 보러 왔다가 스위스-스웨덴 경기장에도 찾았다. 박씨는 "한일전 보러온 김에 아이스하키 최강팀의 경기도 즐기고 싶어서 왔다"며 "아이스하키 경기는 에너지가 넘치고 역동적이고 숨 막히는 긴장감까지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충청북도 청주에 사는 박씨는 지난 12일 남북단일팀과 스위스 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아이스하키 관람이다. 박씨는 자신이 단일팀과 스위스 전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응원석에서 일으킨 주인공이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일어나서 응원하던 중 김정숙 여사와 눈이 마주쳤는데 손을 흔들더라"며 "일어나시라고 손짓하니 옆에 문 대통령과 함께 일어나서 함께 응원했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이 열린 강릉시 관동 하키 센터에서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마주보고 있다. /평창=이영민 기자14일 오후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스웨덴 예선전이 열린 강릉시 관동 하키 센터에서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마주보고 있다. /평창=이영민 기자
아이스하키 강팀인 스위스와 스웨덴의 경기는 박빙이었다. 좀처럼 열리지 않는 골문에 선수들은 다소 격양된 모습이었다. 몸싸움이 일어날 뻔한 순간도 있었다. 상대 선수와 충돌한 스위스 선수가 넘어지자, '어떡해, 어떡해'를 연발하며 걱정하던 중 2년생 김연우(14)양은 "우리 팀 경기도 아닌데 엄청 흥미진진하게 봤다"며 "TV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직장인 김선영(26)씨는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아이스하키가 이렇게 재밌는 스포츠인지 몰랐을 것"이라며 "경기 쉬는 시간에 스웨덴 응원단이랑 사진도 찍으며 함께 어울렸다. 올림픽이 동계스포츠 저변도 넓히고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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