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적용하면 볼빨간 사춘기 음원수익은 10배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2018.02.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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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바꾸는 블록체인]⑤ 가수들에게 정당한 수익 주는 블록체인 음원판매

/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


스트리밍이든, 다운로드이든 디지털음원 유통과정을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가수와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어 제작사와 계약하면 제작사는 음원사이트에 공급한다. 소비자가 음원사이트에서 돈을 내면 음원사이트는 그 수익을 제작사에, 제작사는 다시 가수와 작곡가에게 배분한다. 그런데 가수와 작곡가에게 돌아가는 몫이 턱없이 적다.

한국 음원시장에서 무제한 스트리밍 이용자가 1회 재생할 때마다 발생하는 수익은 6원. 이를 제작사 44%, 음원사이트 40%, 저작권자(작사·작곡가) 10%, 실연권자(가수·연주자) 6%의 비율로 평균적으로 나눈다. 2017년 상반기 음원 스트리밍 1위인 '볼빨간 사춘기'는 작사·작곡까지 했지만 수익은 7000여만 원뿐이었다.



더욱이 불법 다운로드가 많아 저작권이 제대로 적용되는 비율은 52%에 불과하다. 그런데 최근 블록체인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토큰리(Tokenly)의 음원판매 서비스 '토큰.FM'. 음악가들이 이 사이트에 음악을 올리면 블록이 생성이 된다. 개별 곡으로 올릴 수도 있고 앨범 단위로 올릴 수도 있다. 스트리밍으로 할지, 다운로드로 할지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곡을 골라 값을 지불하면 거래정보가 블록체인에 기록이 되고 음악가들은 자신이 올린 음원이 언제, 어떻게 팔렸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토큰리는 플랫폼 수수료만 받고 대부분 수익은 음악가에게 돌아간다. 지금은 음원사이트가 음원을 구매한 뒤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지만 블록체인이 적용되면 음원사이트의 중개 없어 음악인과 소비자간 직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볼빨간 사춘기가 토큰.FM을 통해 음원을 판매한다면 2017년 상반기 스트리밍 수익은 7000여만 원이 아니라 10억2240만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 기간 2억1300만 건이 재생됐는데 1회 재생 당 가격(6원)을 곱한 전체 매출에서 토큰리가 가수·작곡가에 대해 평균적으로 수익을 배분하는 비율인 80%를 적용한 것이다.

아담 리바인 토큰리 CEO는 "블록체인은 팬들과 음악인 사이의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가수가 제작사나 기획사에 목맬 필요 없이 음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 역시 완벽하게 보호될 수 있다. 디지털저작권회사 디지마크(digimarc)는 블록체인으로 각 음원에 저작권 표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음원이 제작되면 디지마크는 작사·작곡과 가수 등의 정보를 블록으로 생성한 뒤 이 정보를 음원업체와 공유하면서 블록체인을 만들어 간다. 음원사이트 업로드나 스트리밍, 다운로드 등의 모든 기록이 블록체인에 추가된다. 만일 불법 다운로드가 있다면 공식거래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기에서 재생이 되지 않게 된다. 디지마크는 "디지털 음원은 리믹스하거나 약간만 잘라 광고음악에 넣으면 파악하기가 어렵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계속해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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