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에 돈 몰렸던 목표전환형 펀드, 단기 청산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8.02.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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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시한 목표전환형 펀드 25%가 마이너스

고점에 돈 몰렸던 목표전환형 펀드, 단기 청산 가능할까


지난해 국내외 증시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았던 '목표전환형 펀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익률 조기 달성을 목표로 1조원이 넘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 모았지만 최근 조정을 겪으면서 대다수 펀드들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단기 상환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부 목표전환형 펀드의 경우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도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현재 운용 중인 목표전환형 펀드는 132개로 설정액은 1조374억원 수준이다. 이 중 올 들어 설정된 목표전환형 펀드만 9개 달하고 이들 펀드에만 6777억원이 들어왔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지난해 가파른 상승장과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7%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청산한 '하이중국4차산업목표전환형'은 올해 3번째 시리즈까지 출시했다.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목표전환형'과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목표전환형' 등도 2번째 시리즈를 선보였다.

목표전환형 펀드란 통상 5~7%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일정 기간 안에 달성할 경우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전환해 운용하다 청산하는 상품이다. 상승장에서 환매 고민 없이 빠르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글로벌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상당수 목표전환형 펀드들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해외는 물론 국내 증시의 경우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초 종가 기준 2598.19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현재 2395.19까지 내려왔다. 덕분에 올 들어 설정된 목표전환형 펀드 중 '골든브릿지스마트목표전환형S-1'(0.15%)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펀드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설정된 펀드 133개 중에서는 20개가 마이너스다. 그 중 15개가 지난해 4분기 설정된 펀드로 지수 상승과 함께 들어온 자금들이 고점에 물려있는 상태다. 플러스(+)를 보인 펀드(60개) 중에서도 35%(21개)가 수익률 5% 미만이다.


2010~2016년 출시돼 아직 청산되지 못한 펀드도 42개에 달한다. 특히 2011년 선보인 '한국투자압축포트폴리오프리미어목표전환형2'(-27.29%)와 2010년 '한국투자압축포트폴리오목표전환형2'(-24.85%)·'2010년 한국투자포커스분할매수목표전환형1'(-23.31%) 등은 출시 당시 1~2년 동안 15~25%의 수익률을 내걸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목표전환형 펀드가 투자자 요구를 만족시키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텀 프리미엄(투자자들의 리스크 인식)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증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비슷한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때 다시 반등하겠지만 3월 초 ECB(유럽중앙은행)회의, BOJ(일본은행)통화정책회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에 따라 조정을 받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국내외 경제 펀더멘털 등을 고려했을때 증시가 상승 추세인 것은 맞지만 지금의 조정기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단타에 초점을 맞춘 목표전환형 펀드는 투자 전략으로 맞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요국 경제지표 하나하나에 장이 반응하는 등 뚜렷한 방향성이 없을 땐 목표전환형 펀드보다는 일반 펀드를 분할 매수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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