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피하자"… 건설사들 설 직후 '떼분양'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8.02.12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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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로 관심 분산, 선거공약 변수 우려로 4월까지 '조기 분양'…강남도 올해 첫 분양

"지방선거 피하자"… 건설사들 설 직후 '떼분양'


주요 건설사들이 6월 13일 지방선거를 의식해 설 직후 알짜 분양물량을 대거 공급한다. 소비자 관심이 선거로 분산되기 전인 4월까지 주요 분양을 마치고 정치적 리스크를 피해가자는 계산에서다.

11일 부동산인포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중순 이후부터 4월 말까지 전국에서 6만5789가구(임대 제외)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전체 분양 물량(25만2247가구)의 26.1%에 해당한다.



특히 이 기간에 분양하는 물량 중의 62.2%(4만900가구)가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방광역시에서는 1만12가구(15.2%), 기타 지방도시는 1만4877가구(22.6%)의 청약이 예정돼있다.

올해 서울 강남권 분양도 이 시기에 스타트를 끊는다. 현대건설 (34,800원 ▼550 -1.56%), GS건설 (15,890원 ▼10 -0.06%),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오는 3월 2일 강남구 일원동 소재 개포8단지(공무원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개관키로 잠정 결정했다. 단지는 63~176㎡(이하 전용면적) 총 1996가구(임대주택 포함)로 건립되며 조합이 없어 일반분양 물량이 1670가구에 달한다.



삼성물산 (150,000원 ▲1,600 +1.08%)도 같은 달 서초구 소재 '서초우성1차 재건축'(가칭)의 일반 분양을 실시한다. 59~238㎡, 총 1317가구 중 225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강남권 재건축 분양에서 보기 힘든 대형 면적 일반분양이다.

경기도에서는 다음달 SK건설,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과천시 원문동과 별양동에서 과천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 위버필드'를 공급한다. 단지는 35~111㎡ 2128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514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단지 인근에 외고, 국제고, 과고, 영재고, 자사고 합격자수를 다수 배출한 명문학교인 과천문원중이 있다.

동문건설도 이달 말 수원시에서 63~79㎡ 총 298가구 규모로 짓는 '수원 인계동 동문굿모닝힐'을 공급한다. 인계동 일대에서는 주상복합을 제외하면 해당 단지가 11년만에 선보이는 아파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크고 작은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 책정시 선거일을 올해 큰 변수로 인식하고 있다"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선거로 쏠리면 마케팅비를 투입해도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4월 중에 분양을 서두르거나 그렇지 못하는 건설사들은 아예 지방선거 이후로 분양 일정을 늦출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4~5월 분양 물량이 급감한 바 있다. 다만,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보유세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어서 6월 이후의 분양 물량 역시 유동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선거철에 내놓을 공약도 수요자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며 "개발 공약이 난무하면서 선거철 부동산 시장이 교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허가가 지연으로 분양 시점을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 상반기로 조정한 일부 건설사들은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 제도로 대출규제가 강화돼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분양여건이 녹록지 않아 청약 이후 계약이 제대로 성사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중도금 대출 등에서 소비자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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