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효과' 개인, 삼성電·셀트리온에 '베팅'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8.02.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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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개인, 코스피서 9거래일 연속 3.8조 순매수

코스피 코스닥 시장이 9일 다시 하락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란은행(BOE)이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기조를 띠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피는 오전 11시7분 현재 전일대비 50.69포인트(2.11%) 내린 2356.93을 기록하고 있으며 코스닥은 19.67포인트(2.28%) 떨어진 842.27을 나타내고 있다. 개장초보다는 낙폭을 키운 모습이다.



그나마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4% 이상 밀리고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각각 3%대 하락을 기록한 것에 비해 국내 증시는 선방하는 편이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이날 3% 넘게 빠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 6일에도 앞서 마감한 다우지수가 4% 이상 밀렸으나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54%, 0.01% 내리는 데 그쳤다. 같은 날 닛케이 지수가 4.73% 하락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학습효과' 개인, 삼성電·셀트리온에 '베팅'


코스피 이처럼 비교적 선방하는 까닭은 우선 연초 글로벌 증시에 비해 상승폭이 높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월 다우지수가 전년말 대비 5.49% 오른 반면 코스피는 3.8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이와 함께 금융위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을 거치며 급락 이후 반등이라는 ‘학습효과’를 경험한 개인이 꾸준히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점도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시장 불안이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이후 전일까지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가 3조82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3695억원, 1조6011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것과 확연한 차이다.


이 기간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2조471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파격적인 액면분할로 개인의 삼성전자 투자 문화가 확대됐다는 평가가 이어진 가운데 주가 하락을 기회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5개월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저가매수 매력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230만원을 밑돌고 있는데 이는 최근 며칠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9월 수준의 주가다.

삼성전자에 이어 개인 순매수 2위 종목은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이었다. 순매수 규모만 1조1575억원에 달했다. 개인 전체 순매수의 94%가 삼성전자와 셀트리온에 몰린 셈이다.

셀트리온이 이날 코스피로 이전상장하기는 했지만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대표주라는 믿음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의 이전상장 수혜 기대감도 개인 순매수세를 자극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셀트리온 외에 개인들은 KODEX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순매수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강세장에서도 10%의 조정을 나오기 마련이고 현재 상황이 금융위기나 경기위축 정도는 아니기에 시간이 지나면 시장의 불안감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리상승으로 시장의 방향성이 바뀔수는 있기에 시장을 따라가기보다는 종목별 대응이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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