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의 재발견…KT 유선사업 '애물단지'→'효자'로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8.02.12 03:00
글자크기

KT, 초고속인터넷 매출 처음으로 유선전화 앞질러…5G 시대 주도할 '황금알 자산'

'유선'의 재발견…KT 유선사업 '애물단지'→'효자'로


‘애물단지에서 황금알로 ’

지난 몇 년 간 KT 실적을 갉아먹던 유선 사업이 황금알 사업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집전화 매출은 여전히 연간 10% 이상 줄고 있지만, 기가 인터넷 서비스와 IPTV(인터넷TV)등의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광케이블 등 KT가 보유한 유선설비는 5세대(5G) 네트워크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기초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집전화 매출 추월…유선사업의 재발견=11일 KT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처음으로 유선전화(집전화) 매출을 넘어섰다. 지난해 KT 유선전화 매출은 1조8343억원으로 전년대비 10.5% 감소했다. 반면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전년보다 4.3% 늘어난 2조126억원을 기록하며, 집전화 매출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사실 집전화는 한때 KT의 주력 수익원이었다. 그러나 휴대폰 대중화와 맞물려 집전화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KT 매출 성장을 가로막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실제 지난 2012년 3조8000억원 수준이던 KT 유선전화 매출은 매년 10% 이상씩 감소해 지난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선전화 매출 급감 여파로 초고속인터넷, 전용통신 등 유선 부문 전체 매출도 2015년까지 연평균 6%씩 줄었다. KT가 지난 2012년 이후 2015년까지 매출이 역성장한 주요 원인이었다.

유선 사업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턴어라운드한 2016년부터다. 지난 2015년 1조7330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던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2016년 1조9299억원으로 11.4%나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4.3%의 양호한 성장을 보이며 집전화 매출 감소분을 메웠다.



고가 상품인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급증하고 IPTV(인터넷TV) 시장 점유율 1위 지위를 공고히 다지며 초고속인터넷- IPTV 결합상품 수요도 늘어서다. KT의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지난해 말 393만명으로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44.9%를 차지했다. 연간 목표인 350만명을 크게 웃돈 수치다.

IPTV도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12년 9900억원 수준이었던 IPTV 매출은 지난해 1조818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는데다 VOD(주문형비디오) 등 유료 매출 및 홈쇼핑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5G 시대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는’ 유선인프라’=KT 유선 사업은 미래 사업 기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내년 상반기 5G 조기 상용화를 앞두고 고주파 대역 이용으로 전파 전송 거리가 짧은 5G 주파수 특성상 유선 인프라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윤경근 KT 재무실장(CFO)은 지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국에 유선 인프라를 기가급으로 갖춰져 있고 5G 도입 시 유선 인프라 설비 투자를 줄일 수 있고 경쟁사들에 비해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KT는 67만km 광케이블과 3700여개 통신국사, 417만개 전신주 등 필수설비를 이용해 촘촘한 기지국 연결이 가능하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선사업은 요금인하 영향으로 ARPU(가입자당 매출)이 하락하는 문제를 갖고 있지만 유선 사업은 매우 양호했다”며 “특히 기가인터넷 기반인 광케이블은 5G의 핵심이기 때문에 무선 요금 인하 영향을 만회해주는 역할 뿐 아니라 무선 사업기반으로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