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옷 안 팔리고, 대형마트 한산…이상 한파에 유통가 비상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8.02.06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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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선 겨울상품 특설매대 곳곳 설치 잰걸음…대형마트는 온라인 주문 폭주, 당일배송 조기 마감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복 매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복 매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찾아왔지만 초강력 한파가 지속 되는 이상 기온에 유통 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백화점 주요 의류 브랜드 매장에 전시된 봄 신상품 대신 겨울옷을 찾는 고객이 더 많아 곳곳에 특설 매대를 세우고 직원들은 창고를 오가는 잰걸음을 했다.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자 주말마다 붐비던 대형마트 점포도 한산했다. 대신 집에서 장을 보려는 수요가 몰려 온라인 주문이 폭주했다.

◇"봄 신상 대신 겨울옷 주세요"…백화점 직원들 진땀=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주요 의류 매장은 이달 들어 봄 신상품으로 대대적인 단장을 마쳤지만 이들 제품의 판매율은 부진하다. 반면 모피, 코트, 아웃도어 등 대대적인 할인에 나선 겨울 상품을 찾는 수요가 꾸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면서 예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보통 2월에 접어들면 철 지난 겨울 상품보다 봄 의류를 찾는 고객들이 많은데 올해는 그 반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 고객들 상당수가 블라우스보다 카디건과 재킷을 더 많이 산다"며 "특히 지난 주말에는 방한 용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 주요 브랜드들이 겨울상품 특설 매대를 만드는 등 특단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모피 매출은 이달 들어 70.7% 늘었다. 아웃도어·스포츠 부문도 15% 안팎 매출이 뛰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모피 등 고가의 겨울 상품이 많이 팔리면서 이달 들어 4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전체 의류 매출도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4일 의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6.1% 늘었다. 지난해 말과 지난달까지 의류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4일까지 의류 매출이 3.8% 감소했다.

봄 옷 안 팔리고, 대형마트 한산…이상 한파에 유통가 비상
◇대형마트 한산…온라인 주문 폭주, 배송 조기마감=주말에 가족 단위 고객으로 붐비는 대형마트는 다소 한산한 상황이다. 날씨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자녀들과 동반 외출 자체를 포기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들 장보기 수요는 온라인 주문으로 몰렸다. 한파가 몰아친 지난 주말(3~4일) 이마트 온라인몰의 주문건수는 9만1000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6만8000건 대비 33.8% 늘어난 수치다. 온라인 주문이 폭주하면서 일부 상품이 품절되고 당일 배송 건수가 조기에 마감되기도 했다.


평소 온라인으로 이마트몰 장보기를 하는 직장인 윤나영씨(37·가명)는 "지난 주말 평소 자주 구매하는 상품 중 상당수가 품절 상태였다"며 "그나마 당일 배송이 일찍 마감돼 하루 지나서 물건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무서운 한파에 매장을 직접 찾기보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이 급증했다"며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오피스용품이나 사무실 비품 등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이나 온라인 주문을 해도 점포에서 직접 물건을 찾아야 하는 생선회, 즉석피자 등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신세계몰의 온라인 매출도 46% 늘었다. 사이트를 찾은 방문객수는 104%, 주문건수는 34.4% 증가했다. 백화점 매장 대신 온라인몰에서 옷을 구매한 고객이 많아 설 선물 부문을 제외한 의류 매출만도 10% 가까이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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